경영권 유지땐 감자 유력…상속세 자금 마련 관건
가상자산 계열사 매각하고 사망보험금 활용 가능성
텐센트·PIE 등에 일괄매각 위한 사전작업 분석도
NXC 관계자, 매각 소문에 "사실무근"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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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엑스씨(NXC)가 아퀴스를 청산하면서 김정주 창업자 별세 이후 그의 NXC 지분 향방 그리고 넥슨 경영권 향배를 둘러싼 여러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 아내인 유정현 NXC 감사가 상속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해 현행체제를 유지하는 방법, 2019년처럼 NXC를 통째로 매각해 새로운 오너를 맞이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감자를 통한 경영권 상속…현 체제 지속 시나리오

외부 투자자 중 오너 일가 지배력에 맞설 주체가 없다는 게 업계 안팎 평가다. 유정현 NXC 감사는 초기 넥슨 성장을 함께 했다. '바람의 나라'가 본궤도가 오르기 전 회사 살림살이를 관리했다. 개발팀 사기를 올리기 위해 빵을 항상 사다 놓은 일화는 유명하다. 경영지원본부장과 넥슨네트워크 대표를 맡기도 했다. 회사 20년사를 꿰뚫고 있다는 점, NXC 지분이 상당하다는 점 때문에 NXC를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으리라고 보는 관점이다.

김 창업자는 자녀에게 회사 경영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생전에 선언한 바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착한 상황인데다가 경영권을 대물림할 경우 부의 대물림으로 보고 경영세습을 위한 세간의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약속한 것으로 여겨진다.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대신 서울에만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이 전국 주요 권역에 설립될 수 있도록 1000억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했다. 넥슨재단에서 꾸준히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넥슨 그룹이 유지를 이어받아 관련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새 대주주가 들어오는 것보다 현 대주주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지금까지 연속성 있게 해온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넥슨 사회공헌활동 기반을 이재교 NXC 대표가 다졌다는 점도 현 경영진 지속 경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상속받는 방법은 감자가 유력하다. NXC 가상자산 플랫폼의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던 아퀴스가 사업을 종료하면서 관련 사업 계열사 지분 매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매각 자금은 상속세로 활용된다. 여기에 감자를 통해 NXC 자본금을 낮춰 상속세를 낮추는 방법도 있다.

감자는 주식 금액을 낮추거나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이다. 자본금 규모를 줄여 상속세를 낮출 수 있다. 주주 지분은 그대로 유지된다. 요즘 트렌드라는 상속 감자란 말도 있다. 법인이 가입한 종신보험을 재원으로 상속 후 감자를 통해 상속세를 납부하는 방법이다. 사전에 법인이 기업주를 피보험자로 종신보험에 가입해놓고 법인 대표 사망 시 회사에서 수령한 보험금을 활용한다. 회사가 보험금 재원으로 기업주 자녀가 물려받은 지분을 사들이고 자녀는 회사에 지분을 판 대가로 받은 돈으로 상속세를 내는 방식이다. 비상장 법인은 자녀가 부모 지분을 상속받고 상속세를 내기 위해 동일한 비율만큼 감자하는 경우가 많다.

NXC 경영권을 유 감사가 가진다하더라도 현 체제에서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권을 소유하고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는 경영과 소유가 분리된 체계가 지속된다.

◇매각 재추진…일괄 매각 시나리오

NXC를 통째로 판매하는 시나리오다. NXC가 매각을 원하는 상황에서 인수희망자들이 접촉해온다면 검토할 만하다. 아퀴스 청산은 그 밑작업으로 분석한다. 소위 보기 좋게 장부를 꾸미는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2년 전 공개 매각 절차를 밟을 때와 달리 비공개 거래를 추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각 시나리오는 2019년 매각 무산 이후에도 게임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경영권 이전을 위한 제반작업으로 보이는 정황이 발견된다고 주장한다. 다만 NXC는 사실무근이라 일축한다. 계획도 없다고 말한다.

근거는 우선 매각 무산 후 10년 가까이 개발한 페리아연대기를 비롯해 다수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정상원 부사장에서 김대훤 부사장으로 신규 개발 리더십을 교체하는 등 조직을 재편한 것이 꼽힌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비용 효율화, 게임 지식재산권(IP) 가치를 높인 이후 재매각을 다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됐다.

넥슨은 이후 라이브 게임 운영에 집중하며 신작 개발에 집중했다. 현재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흥행이나 '페이스플레이' '프로젝트MOD'와 같은 독특한 신규게임 그리고 '프로젝트ER'과 같은 초대형프로젝트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미디어 사업에도 진출해 세를 키우고 있다.

알렉스 이오실레비치 최고투자책임자(CIO) NXC 합류도 매각설에 힘을 싣는다. 이오실레비치 CIO는 김 창업자 투자 멘토이자 일본상장 자문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치뱅크에 몸담던 2019년에는 넥슨 매각 딜을 주도한 바 있다. 당시 내부 넥슨 인사들이 매각을 반대했을 때 이오실레비치는 매각을 원했던 김 창업자를 지원사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기에 매각을 염두에 둔 영입 아니겠느냐는 예상이다.

때문에 2019년 매각 시도 때처럼 일괄 매각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나 텐센트 혹은 이 둘을 주축으로하는 컨소시엄 결성 가능성을 꼽는다.

텐센트는 2019년 매각 국면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중국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던전앤파이터 IP를 노린 행보였다. 당시 높은 희망 매각가로 무산됐지만 상황이 변했다. 중국과 게임성향이 비슷한 한국에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흥행을 거뒀다는 점은 텐센트가 NXC 지분에 군침이 돌게한다.

던파 모바일은 당초 중국에서 먼저 출시될 예정이었다. 6500만명이 넘는 사전예약자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출시 하루 전 돌연 출시가 연기돼 지금까지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시진핑 정부가 게임규제에 열을 올리고 있었던데다 모두가 다 아는 한국 게임 브랜드 최신작이라는 점에서 텐센트가 눈치를 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던파 모바일 흥행은 텐센트가 부담을 무릅쓰고 서비스를 다시 추진할만한 동력이라는 평가다.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내자 판호를 한 차례만 허가했지만 외국게임보다는 서비스하기 수월한 점을 고려하면 IP를 인수해 서비스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텐센트가 한국 게임사에 적극 투자를 하는 흐름과도 연결시킨다. 텐센트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같은 대기업 외에도 자회사로 편입한 액트파이브를 비롯해 라인게임즈, 앤유, 로얄크로우, 엔엑스쓰리게임즈 등 유망 개발사에게 적극 투자하고 있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무함마드 빈 살람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이끄는 PIF는 넥슨 2대 주주다. 일본 전자공시 시스템(EDINET)에 따르면 올해 PIF가 넥슨 지분을 취득하는 데 쓴 금액은 2476억6638만엔(2조4200억원)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을 보인다. 게임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에 힘쓴다. NXC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넥슨컴퍼니 개발력, IP를 변동이 심한 오일머니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수단으로 본다는 관측이다. PIF는 e스포츠 관련 사비 게이밍 그룹을 출범시키고 출자기업을 통해 한국 증시 상장사 SNK를 인수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2대 주주에도 올랐다.

PIF 인수설을 제기하는 측은 NXC 입장에서도 매력있는 선택지라 주장한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동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우디를 시작으로 미개척지인 아랍어 권역 매출을 높일 수 있다면 중국 시장 미진출로 인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라간 게임사 몸값을 매각과 연결짓는 의견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82조원 규모에 인수했고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헤일로', '데스티니' 시리즈를 개발한 번지를 4조원에 인수했다. 테이크투인터렉티브는 징가를 15조원에 사들이는 등 빅딜이 연달아 성사되고 있다. 게임이 글로벌 기업의 미래 성장 전략과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력도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돈 흐름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EF)나 IB가 적극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매각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유족이 매각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많은 수수료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대응한다는 해석이다.

NXC 관계자는 “시장에 떠도는 매각설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다”라며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