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선박보안네트워크 국제표준' 제정 주도

'ISO NP23816' 공식 표준 채택
IPv6 기반 대용량·고속 처리 강점
조선·해양IT 등 파급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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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대면으로 열린 국제표준화기구(ISO) 총회 원격 논의 모습.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 통용될 '선박 보안 네트워크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한다. 조선 강국을 유지하고 해양통신과 선박 보안 시장을 선도할 절호의 기회다.

한국선박전자산업진흥협회(회장 황재하)와 해양통신 산·학·연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가 제시한 'IPv6 기반 선박 보안 네트워크 국제표준안(ISO NP23816)'이 ISO 공식 표준제정안으로 채택됐다.

ISO 선박해양기술위원회(TC8)와 TC8 산하 스마트쉬핑 워킹그룹(WG10)은 'ISO NP23816'을 검토 결과, 필요조건을 모두 충족해 표준제정안으로 채택하고 향후 3년간 국제표준 제정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채택 필요조건은 5개국 이상 승인과 5개국 이상에서 전문가를 파견해 표준제정에 협력하는 것이다.

기술과 서비스 발달로 선박 데이터 사용량은 급증세다. 항해, 선박 기자재, 화물 정보뿐만 아니라 친환경·안전 운항을 위한 센서, CCTV 영상, SW와 각종 솔루션에 스트리밍까지 갈수록 대용량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한다.

동시에 선박 데이터 보안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IPv4 기반 선박 네트워크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10메가비트(MBit)에서 최대 100MBit여서 급증하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대응이 어렵다. 보안 관련 별도 표준이 없어 보안성도 취약하다.

해양 보안 전문기업 사이버오울(CyberOwl)은 최근 수년간 랜섬웨어 피해 선박이 수십척에 달하고, 피해 선주 및 선사의 피해 규모도 평균 300만달러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데이터를 비롯한 선박 네트워크 보안 강화를 위해 레이더 정보, 전자해도정보시스템(ECDIS) 영상, 선교 음성통신 내용까지 저장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로 인한 선박 네트워크 트래픽 증가는 더 가속화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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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보안네트워크 국제표준안 수립과 ISO 표준제정안 채택을 주도한 유영호 한국선박전자산업진흥협회 연구소장.

'ISO NP23816'은 데이터 대용량·고속 처리와 보안에 초점을 맞춘 IPv6 기반 최초 선박보안네트워크 표준안이다. 유영호 한국선박전자산업진흥협회 연구소장(전 한국해양대 교수)과 협회 산하 스마트자율운항선박포럼이 네트워크보안 표준연구와 제정안 수립을 주도했다.

'ISO NP23816'은 10기가비트(GBit)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선박 내 데이터와 해상-육상 간 각종 데이터를 암호화할 수 있다. 데이터 무결성 검사, 정보 접근 인증시스템, 인증 조건 등을 포함하고 있다. 기존 IPv4 표준과 IPv6 표준이 선박 네트워크에서 상당 기간 공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호환성 유지 방안도 담고 있다.

협회와 유 소장은 표준제정 작업에 맞춰 표준기술 및 정보를 국내 기업에 전수해 표준적합 기술과 제품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영호 소장은 “'ISO NP23816'은 조선해양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스마트 자율운항 선박에 초점을 맞춘 표준안”이라며 “선박 통신네트워크상에서 작동하는 모든 기술과 장비, 서비스는 네트워크 표준에 부합해야 하기에 조선은 물론 조선기자재, 해양물류, 해양 IT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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