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저장·재기화 설비(FSRU) 수주를 늘릴 전망이다. 세계적 탈탄소화 추세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LNG 수요가 큰 폭 증가, FSRU 신조 및 개조 시장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최근 급증한 LNG-FSRU 투자 문의에 대응하고 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LNG-FSRU 구체 가격과 인도 가능 시기 등을 묻는 문의가 확연히 늘었다”면서 “올해 LNG-FSRU 수주가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NG-FSRU는 LNG를 저장하고 재기화하는 설비다. LNG 터미널과 유사하지만 해상에 떠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가격은 척당 약 3억~4억달러로 LNG선보다 30% 안팎 높다. 반면에 LNG 터미널과 비교해 가격과 설치 기간이 절반 수준이다. 통상 인도까지 약 2년이 걸린다.
LNG-FSRU에 대한 관심 증가는 늘어난 LNG 수요 영향으로 해석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드스트림2 가스관 사업은 중단됐다. 유럽 국가들은 LNG를 대체재로 낙점, 수입을 늘리고 있다. LNG와 연동되는 천연가스 가격은 1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MMBtu당 7.30달러로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에는 연간 253bcm(1bcm은 10억㎥) LNG 재기화설비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영국, 이베리아 반도 등 러시아와 거리가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한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기화된 LNG를 프랑스 등 내륙 공급할 수 있는 수송용량은 연간 8bcm으로 미미하다. FSRU로 이목이 쏠린 이유다.
조선 3사는 FSRU 신조 및 개조 시장 확대와 수혜를 기대한다.
다른 조선업체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특수성도 있긴 하지만 탈탄소화 추세로 LNG-FSRU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LNG선 발주까지 몰리면서 유휴 도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조선사들은 기존 LNG선을 개조해 FSRU를 만들 기술력과 노하우도 갖고 있다”면서 “최대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