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이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쿼드'(QUAD:미국·호주·일본·인도 대중국 견제 협의체) 정상회의에 '옵서버(참관국)'로 참석하는 방안을 비공식 타진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당선인 측은 이를 부인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쿼드 참가국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미국, 일본과의 연계 강화를 중시했다고 덧붙였다.
쿼드는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구성된 4개국 협의체다. 5월 일본을 방문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일정에 맞춰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닛케이는 한국이 이번에 옵서버로 참석하면 바이든 대통령 방일 일정에 따라 한·미는 물론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임 문재인 정권에서 악화된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찾을 것으로 봤다. 특히 미국이 양국 관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신문은 한국 측이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양보를 전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최근 강제징용 관련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들의 현금화가 진행되는 등 양국간 마찰이 지속되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쿼드 정상회의 시점이 윤 당선인 취임 직후라는 것을 고려하면 옵서버 참석이 어려울 수 있다고도 봤다.
닛케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하면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보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 당선인이 지난 대선 기간 거듭 한·미 동맹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고려하면 쿼드 보다 한·미 정상회담이 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쿼드 참여 시 향후 중국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것도 차기 정부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편 윤 당선인 측은 쿼드 참석 관련 “일본언론 보도일뿐, 각국 정상회담 일정은 조속한 일정은 환영한다는 게 당선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