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 이후 여행법을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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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만 한국교육여행사 대표

지난 2년 동안 여행·관광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사자성어만큼 어울리는 말도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각자가 살길을 도모한 지 2년이 지났고, 여행·관광업종은 폐업과 휴업을 반복하며 근근이 버텨 왔다. 그러나 올해 봄을 맞아 여행·관광업계에도 봄 날이 찾아들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강화됐던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방침이 해제되면서 지난해 주말 4만9000명에 불과했던 여객 수는 이달 첫째 주에 6만명을 넘어섰다. 더욱이 국토교통부는 국제선 운항을 코로나 발생 이전의 5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복원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오는 10월께 50% 수준의 국제선 운항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관광업이 다시금 활기를 찾을 것이란 핑크빛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여행·관광업은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전과 같은 모객 행태와 프로그램을 고수한다면 곧 도태될 수밖에 없다. 세상이 변했음을 빨리 자각해야 한다.

여행·관광업을 운영하며 다행히 코로나를 피해 지금껏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앞으로의 행보로 기업 성운이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분명 다른 세상이다. 향후 몇 년간은 코로나 그림자 속에서 여행·관광업계가 움직여야 한다. 그전처럼 벌떼같이 사람들을 모아서 성의 없는 프로그램으로 일관한다면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코로나 이후의 여행과 관광은 단체에서 개별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패키지로 묶여서 다니는 여행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동안의 거리 두기 습관과 조심성이 몸과 마음에 내재돼 아는 사람 위주의 소수 그룹으로 움직이거나 혼자 여행하는 등 소규모 개별 여행이 각광 받을 공산이 크다.

코로나 이후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정부도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장려하고 있어 여행·관광업계도 이와 발맞춰 공공데이터 활용한 고객 맞춤형 여행 추천 서비스가 발달할 것이다. 반려견과의 여행, 웰니스 여행, 레저 여행 등 각 테마에 맞춘 여행 추천서비스를 고객은 선호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현재 한국관광공사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해서 고객에게 여행 추천 서비스를 하는 여행사가 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에선 공공데이터까진 아니라 하더라도 자사 데이터를 활용해 이미 고객 맞춤 추천 여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안전에 대한 어젠다가 사람들에게 각인됐다. 혹시나 여행지에서 벌어질 응급 상황에 대비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를 여행사 자체에서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단체 통합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한 여행사는 이와 관련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고 있으며, 가이드 및 여행객에게 앱을 사전에 내려받게 한 후 응급 상황 발생 시 그들의 실시간 동선을 체크해서 가장 가까운 병원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 지체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후 안전에 대한 민감함을 아우르는 서비스 기획이라 할 수 있다.

여행·관광업계에 있다 보니 현재 국내에선 여행객보다 단체 행사가 먼저 풀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단체 행사가 어느 정도 풀리면 국내 여행 붐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고, 해외에 미접종자도 갈 수 있는 나라 역시 늘고 있어 해외여행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분명 여행·관광업계에 봄은 찾아왔다. 하지만 봄을 만끽하기 전, 그 봄의 경치를 잘 즐길 수 있도록 돗자리도 준비하고 음식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면밀한 준비를 하는 자가 오는 봄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구자만 한국교육여행사 대표 un08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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