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인증은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 상용화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핵심 과정입니다. 시험인증서는 믿고 사용할 수 있다는 증표와 같습니다. 당연히 엄격하고 정확해야하며 이를 뒷받침할 우수한 인력과 장비를 갖춰야 하는 분야입니다.”
김민규 KERI 시험부원장은 “국민 삶의 질을 높여줄 안전하고 편리한 기술과 제품은 반드시 시험인증을 거쳐야 한다. 일상 생활과 산업 현장에 상용화된 혁신 기술과 제품 모두 시험인증을 거쳤다”는 말로 시험인증 중요성을 설명했다.
김 부원장은 “KERI 양대 핵심 기능인 연구개발과 시험인증은 직결돼 있다”고 했다. 기관 역량은 R&D 성과로 나타나고, 시험인증을 통해 증명된다는 얘기다. 그는 “특정 산업이나 기술에서 세계 최고 연구 성과도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시험인증 역량을 갖추고 이를 검증할 수 있을 때 세계 최고라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우리기업이 개발한 기술 및 제품을 다른 나라나 기관에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은 거꾸로 개발 역량이 아직까지 최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드러내는 셈이다. KERI가 전력기기 시험인증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이유다.
그는 “글로벌 시험인증 분야 업계와 시장은 통합과 표준화를 기치로 시스템을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다”며 “KERI는 세계적 시험인증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공인 국제시험인증기관과 동일한 수준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라 인정받을 수 있는 시험인증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험인증 분야가 지닌 가치와 달리 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다. 조금씩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전문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지원 예산도 충분치 않다.
김 부원장은 “시험인증 분야에 도전하는 공학도가 부족하다. 전문인력을 먼저 확보하고 중장기 기획 아래 시험인증기술 연구 및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야 하는데, 거꾸로 인프라 구축 후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시험인증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려면 TO(정원) 자율화를 비롯해 시험인증기관에 인력 채용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한양대 전기공학과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고 일본 규슈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KERI 시험인증 역량과 위상을 높여 온 주역 가운데 한명이다.
1992년 KERI에 들어와 30년 동안 시험인증 현장에 몸담았다. 품질관리·제품인증실장, 대전력평가본부장, 시험기획기술본부장, 시험품질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시험부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기술위원, 합참 미래형 무기체계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시험평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