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스템 에어컨과 음식물쓰레기처리기 등 대형가전부터 소형가전까지 비스포크 적용을 확대한다. 디자인에 집중했던 비스포크 개념을 공간 맞춤형으로 넓힌다. 생활가전 전반을 '비스포크화'하면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 게 목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특허청에 '비스포크 더 제로' '비스포크 DVM(Digital Variable Multi) 홈' '비스포크 AI 프로 쿠킹' 등 비스포크 관련 상표를 연이어 출원 신청했다.
'비스포크 더 제로'는 연내 출시가 유력한 삼성전자 음식물쓰레기처리기다. 삼성전자는 2020년 '더 제로'라는 상표를 특허등록하면서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이듬해를 기점으로 비스포크 가전 사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역시 비스포크 라인업으로 출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비스포크 DVM 홈'은 시스템 에어컨에 처음 적용하는 비스포크 브랜드다. 기존 비스포크가 패널 색상 등 맞춤형 '디자인'을 상징했다면 이번 모델은 맞춤형 '공간'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개념을 확장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가정용 시스템 에어컨 시장을 겨냥해 큰방, 거실, 드레스룸 등 공간별 제품을 세분화해서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빠르면 이달 중 '비스포크 DVM 홈' 브랜드를 입힌 가정용 시스템 에어컨을 판매한다.
'비스포크 AI 프로 쿠킹'은 전기식 오븐 신제품으로 추정된다. 비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하고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해 자동 조리하는 제품이다. 기존 비스포크 큐커, 비스포크 직화오븐 AI 등에 이어 새로운 AI 기반의 비스포크 조리가전 라인업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생활가전 국내 매출 가운데 비스포크 라인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전체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비스포크 적용률 역시 90% 이상이다. 비스포크는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이 전년 대비 20% 가까운 성장에 기여하며 '라이프 스타일·인테리어 가전' 트렌드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에어컨처럼 기존 제품에 확장된 개념의 비스포크를 접목하는 한편 조리가전이나 음식물쓰레기처리기 등 신제품에도 처음부터 비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해서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비스포크는 과거 지펠, 파브, 하우젠 등 일부 제품에 적용한 서브 브랜드와 달리 생활가전 전반에 적용되면서 브랜드 파워가 강력하다”면서 “비스포크 확장은 고객에게 인테리어 통일성을 주는 동시에 생활가전 가치를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