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상승폭이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따른 LPG 국제가격(CP)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준조세인 판매부과금을 유류세 인하 항목에 포함시키지 않을 경우 소비자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4일 LPG업계에 따르면 양대 LPG 수입사인 SK가스와 E1은 이달 프로판과 부탄 등 LPG 공급 가격을 ㎏당 140원(7.9%) 올렸다. 지난달 ㎏당 60원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인상폭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두 달 만에 상승폭이 200원에 달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이달부터 가정용·상업용 프로판과 수송용 부탄은 각각 ㎏당 1529.36원, ℓ당 1081.2원까지 올랐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15%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프로판과 부탄 가격이 급등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결정하는 CP가 올랐기 때문이다. SK가스와 전월 CP 기준으로 LPG 공급 가격을 결정한다. 통상 CP는 국제 유가에 연동된다. 국제 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가 최근 미국 주도 전략비축유 방출 소식에 하락 전환한 상태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프로판과 부탄 CP는 2월 기준 톤당 775달러, 775달러에서 3월 895달러, 920달러로 15.5%, 18.7% 올랐고 이달에는 940달러, 960달러까지 상승했다.
LPG업계는 LPG 가격 경쟁력이 뒤처질까 우려한다. 특히 정부가 내달 1일부터 7월 말까지 설정한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30%까지 확대할 전망이지만 수혜를 기대하긴 힘들다. 유류세를 정률 인하하다보니 유류세 총액이 작은 LPG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LPG 업계는 판매부과금을 유류세에 포함시켜 정률 인하해줄 것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했지만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LPG업계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판매 통계가 나오지 않아 LPG 소비자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판단하기 이르다”면서도 “다만 LPG 판매부과금이 유류세 인하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LPG 업계와 소비자 부담은 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