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올해 혁신인재 성장사업
11개 과제 중 1건도 채택 안돼
석·박사 부족…프로젝트 차질
소부장 중소업계 경쟁력 '비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디스플레이 인력 배출 현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상현실(VR) 기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 인력난이 사면초가 상황에 몰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디스플레이 인력양성 국책과제도 사라지고 있다. 중국에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1위를 넘겨준 후 주력 산업으로서의 관심이 크게 줄어든 여파로 보인다. LCD 패권을 한국에 넘겨준 뒤 빠르게 추락한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 혁신인재 성장지원사업'에 총 11개 국책과제가 선정돼 174억7700만원이 투입된다. 사업은 미래 핵심 산업과 신산업 분야 전문 인력을 기르는 대형 국책과제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분야 석·박사급 설계·기술 인력을 기업으로 배출한다. 11개 과제 가운데 올해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 각각 2개, 1개 과제가 신설됐다. 반도체는 '차세대 반도체 불량분석 품질관리' '스마트센서' 사업에 33억1000만원이 투입된다. 배터리도 8억4400만원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재사용 기술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분야 국책과제는 1건도 채택되지 않았다.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공정장비소재' '산업융합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2개 사업이 계속 과제로 진행되고 있다.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는 올해 말 끝난다. 내년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공정장비소재' 1개 과제만 남고, 이마저도 2024년에 종료된다. 신설 과제가 선정되지 않으면 3년 뒤 디스플레이 인력양성 국책과제는 완전히 사라진다. 그동안 인력양성 국책과제는 많게는 수백 명 규모의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분야 전문 인력을 배출했다.
대학가는 석·박사 학생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지역 대학교 디스플레이 학과 한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을 펼치면서 원자력공학과 학생 지원율이 급락한 전철을 디스플레이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모자란 인력난이 가중될 것으로 걱정한다. 사람이 없어 차세대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대학에서 배출한 디스플레이 전공 석·박사 졸업자는 2018년 542명에서 2020년 433명으로 20%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카이스트, 연세대와 디스플레이 계약학과를 신설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소재·부품·장비 중소업계는 초상집 분위기다. 디스플레이 소재업체 대표는 “국책과제로 배출되는 석·박사 인력이 줄면 그나마 적은 인력도 대기업에서 먼저 뽑고 중소업체로는 인력 수혈이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책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20년 '정보소비 확대 및 3년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신형 디스플레이 제품 발전 가속화 △초고화질, 플렉시블 패널 양산기술 확보 △디스플레이와 단말기 연계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산업 응용 확대 등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이보다 앞서 2017년에는 '제조 2025' 정책에서 2025년까지 100인치 8K 롤러블 플렉시브 디스플레이와 중소형 플더블 디스플레이 개발하는 기술로드맵을 발표했다.
<표>반도체 vs 디스플레이 vs 배터리 인력양성 신규 국책과제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