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암호화폐 거래소 대상 사이버공격과 석탄 등 금지광물 수출 등으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북한 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최근 공표한 대북 제재 이행 상황에 관한 연차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제재 이행 상황을 정리했다. 한 가맹국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실험용 경수로에서 외부 공사를 마치고 내부를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년 7월에는 5㎿ 규모 원자로 가동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기적 냉각수 배출이 이어졌고, 11월에는 위성 영상 분석으로 수증기 배출도 확인했다. 한국과 미국은 가까운 시일 내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기술적 진전이 있다고 봤다. 액체연료로켓에 극초음속활공체를 결합하는 신기술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해상 배치 가능하도록 개조하는 전략도 확인됐다.
닛케이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만 미사일 발사 11회를 강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안보리에 의한 추가 제재 결의안 제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 1일에는 ICBM 개발 등에 관련한 5개 단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공격해 자금을 확보하는 시도도 이어졌다. 북한은 지난 2020~2021년 북미와 유럽, 아시아에서 최소 3개 거래소를 공격해 총 5000만달러(약 610억원) 이상 암호화폐를 탈취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해 거래소 밑 투자사에 7회 사이버공격을 단행, 총 4억달러(약 4880억원) 상당 암호화폐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캐 조직이 국제원자력기관(IAEA)을 겨냥한 공격에 나서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해킹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북한은 안보리 제재 결의에서 금지한 석탄 등 광물을 중국에서 수출했다고 밝혔다. 해상에서 수출품을 옮기는 수법이다. 한 가맹국에 따르면 북한은 2020년 9월~2021년 8월 최소 64회 총 55만2400톤에 달하는 석탄을 밀수출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