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우주 입체 지도 만드는 '스피어엑스'

Photo Image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 개념도. 사진=NASA

'흑백 영화에서 컬러 영화로 전환'. 영화사에 큰 획을 그었던 발전이 우주 관측에서도 이뤄진다. 세계 첫 전천 적외선 영상분광탐사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의 본격적인 조립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설계안을 확정하고 하드웨어 구축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이르면 2024년 6월 발사될 예정이다.

그동안 우주망원경은 특정 구역 또는 외계행성 등을 대상으로 관측하는 형태였다. 실제 대표적 우주망원경 허블의 경우 30여년 활동 기간 동안 담아낸 영역은 전체 하늘 가운데 1%가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에 반해 스피어엑스는 더 넓은 관측 시야와 파장 범위, 더 높은 해상도와 파장 분해능을 바탕으로 하늘 전역 99% 이상을 관측할 수 있는 전천 우주망원경이다.

이는 영상분광기술 적용을 통해 가능한 부분이다.

영상분광은 넓은 영역을 동시에 관측하는 영상 관측과 개별 천체 파장에 따른 밝기 변화를 측정하는 분광 관측을 합친 기술이다.

기술을 통해 기존의 몇 안 되는 색상으로 관측했던 전 우주를 102가지 색깔로 관측할 수 있다. 이 때문에 NASA는 스피어엑스에 대해 '영화사에서 흑백 영화에서 컬러 영화로 전환된 시기 촬영기법과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스피어엑스는 전천 적외선 영상분광탐사를 통해 검출되는 약 20억개 천체에 대한 개별 영상과 분광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스피어엑스가 관측한 영상과 각 천체 방출 스펙트럼을 재구성하면 사상 처음으로 '우주 입체 지도(전도)'를 만들 수도 있다.

외계행성을 둘러싼 우주 환경, 즉 새로운 별과 행성계가 탄생하는 은하 구름 내 물과 같은 생명 유지 물질이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주 기원을 파악하고 외계생명체 존재 여부를 찾는 임무를 수행하는 등 초기 우주 거대 구조부터 행성계 및 태양계까지 다양한 분야 연구가 가능하다.

이는 스피어엑스가 전 하늘 영역에 대해 영상과 분광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면서 가시광에서부터 중적외선에 이르는 넓은 파장대를 커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발사 이후 본격적인 임무에 들어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호흡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제임스 웹은 특정한 외계행성을 측정하면서 전 영역을 관측하는 스피어엑스와 상호보완적 작용을 통해 우주 기원과 외계생명체를 찾는 '씨줄과 날줄' 역할로 나사는 기대하고 있다.

스피어엑스는 2024년 발사 이후 2년간 활동한다.

활동 기간 동안 태양동기궤도에서 4번 이상 우주 전역 관측 임무를 수행하면서 우리 은하 내 1억개 이상 별과 최대 100억 광년 떨어진 3억개 이상 은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다.

스피어엑스는 국내 우주기술이 인증된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스피어엑스 프로젝트에는 현재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 중이다.

지난 2018년 천문연이 발사한 차세대 소형위성 1호에 처음으로 적용한 선형분광필터가 스피어엑스에도 쓰인다.

또 우주환경시험에 사용되는 극저온 진공 체임버 개발 및 테스트, 관측자료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및 핵심 과학연구 등에도 참여한다.


세종=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