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일 “총재가 되면 가계대출 문제를 금융위원회와 함께 다시 보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자율에 따라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고, 앞으로 고령화에 따라 나이 많은 분들이 은퇴 후 생활자금을 위해 가계대출을 받기 시작하면 가계대출의 퀄리티(질)도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 오미크론 확산 등으로 경기 위축을 우려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그는 “경기 하방 리스크(위험)가 실현됐을 때 물가에 더 영향을 줄지, 성장에 더 영향을 줄지는 분석해봐야 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금융통화위원들과 함께 현실화한 변수가 성장과 물가 어느 쪽에 더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통화정책 성향과 관련해서도 유연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최근 중앙은행의 정책도 큰 틀에서 물가, 성장, 금융안정, 거시경제를 종합적으로 보고 정부정책과의 일치성, 일관성도 고려하며 서로 협조하는 가운데 물가 목표 어떻게 달성할까 이런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매파(통화긴축 선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이렇게 나누는 건 적당하지 않고 데이터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어떻게 정책을 조합해야 정부와 잘 어울리는지가 중요하다. 어떤 경우엔 매파, 어떤 경우엔 비둘기일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내다 한은 총재 후보자로 지명된 뒤 지난달 30일 귀국했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데 이어 2014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IMF 고위직에 올랐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