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국가시범도시의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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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조감도

'부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이 지난 29일 컨소시엄 두 곳으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접수하며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국토교통부는 민간에서 부담스러워했던 실시계획 부문에서 용도변경 등을 승인하며 사업이 성사될 확률을 높였다. 협상에 앞서 부닥칠 부분은 미리 손을 보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가시범도시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혁신 성장동력사업이었던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처음 받은 스포트라이트와 달리 5년간의 더딘 진척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시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다소 황당한 구상을 수정하고 계획을 수정하는 데만 3년을 보내고 민간사업자와 협상마저 지지부진하다 지금까지 사업법인 출범조차 못한 상황이 됐다. 다행히 세계에서 가장 멋진 혁신적인 도시를 만들어 보자는 의지는 남아 있어 재공모에 도전했다.

민·관 합작법인(SPC)을 통해 도시를 만들자는 것은 민간의 혁신성·추진력과 함께 공공이 갖고 있는 힘과 보편적 시민을 위한 공공성을 모두 갖춰 보자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사업 추진 과정은 오히려 반대였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협상에 임하면서도 협상이 갖는 '유연성'을 포기했다. 오직 원칙만을 고수해 결국 두 차례 계약 불발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낳았다. 민간도 공공의 수용을 넘어서는 이익을 앞세웠다지만 두 곳이나 계약이 어그러졌다면 일차적인 원인은 공공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사업 실패보다 감사가 두려운 공무원들의 속내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공공이 개발해 각종 절차를 단축하면서 규제 혁신의 발판을 마련해 민간의 혁신기술을 구현해보자는 민·관 합동의 합작법인(SPC)에 대한 구상은 언뜻 이상적이었다.

정부가 바뀐다 해도 이만큼 추진된 사업이 무위로 돌아가긴 어렵다. 여느 사업처럼 이름을 바꾸고 새 정부의 색깔을 입혀서 재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초라한 성적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실패를 낳은 원인만큼은 바로잡고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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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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