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디지털 플랫폼 정부, 분산형 데이터센터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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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은 핵심 공약 하나로 '디지털 플랫폼 정부'(Digital Platform Government)를 표방하고 있다. DPG는 클릭 한번으로 모든 행정과 민원 처리가 가능한 궁극의 디지털 정부를 지향한다. AI시스템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리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과학적인 정부 모델이다. DPG가 작동하는 불가결한 조건으로서 사이버와 피지컬 세계가 고도로 융합된 제3의 리얼리티를 제안한다.

DPG가 작동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분산형 데이터센터 중요성을 고찰한다. 지금까지 현실세계는 어디까지나 피지컬 세계 중심(Reality 1.0)이었다. 사이버 세계는 피지컬 세계에 정보를 지원해주는 컴퓨터 집합체였다. 개인, 조직, 정부 등 피지컬 실체가 사이버 세계로부터 정보를 수집·유통함으로써 현실세계 활동을 보완했다. 현재는 피지컬 세계 기업, 개인, 집단, 정부 등이 사이버 세계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현실세계에서 에코시스템을 한층 강화하면서 확장하는 단계에 있다. 사이버 세계는 피지컬 세계에 영향력을 확장하면서 사이버와 피지컬 세계의 역전 혹은 부분 통합이 이뤄지는 상황을 '리얼리티 2.0'으로 명명할 수 있다.

DPG, 사이버·피지컬 세계 고도 융합

최근 메타버스 급부상에서 알 수 있듯 개인, 산업, 사회, 행정 등 모든 영역에 있어서 사이버 세계가 피지컬 세계로 한없이 수렴하고 있다. 머지않아 피지컬과 사이버 세계는 기능적으로는 일체화돼, 구조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게 될 전망이다. 앞으로 사물인터넷(IoT), CPS(Cyber Physical Systems), 빅데이터, 삼라만상 컴퓨팅 등과 같은 지능형 정보통신기술(ICT)이 고도화되면, 사이버와 피지컬 세계는 하나의 융합 생태계로 엮어진다.

여기서는 물리적 세계(리얼리티 1.0)와 사이버 세계(리얼리티 2.0)가 고도로 융합해 하나의 초유기체로서 작동하는 환경이 출현한다. 사이버와 피지컬이 완전 융합돼 일체화된 세계를 '리얼리티 3.0'의 출현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애플리케이션 등은 사이버 세계 전유물로서의 기능군으로 머물지 않는다. 사이버와 피지컬 양쪽 모두를 구성하는 기능을 컴포넌트화하고, 모듈로서 동적으로 조합되는 융복합 플랫폼상에서 작동하게 된다. 그 결과 리얼리티 3.0에서는 다양한 기능의 에코시스템이 목적에 따라 형성되고 혁신적인 이노베이션이 창출되면서 기존 가치관과 사회규범도 변모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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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제목/디지털 정부 구현을 위한 리얼리티 3.0 구성도

리얼리티 3.0 세계에서는 사이버 세계, 피지컬 세계에 각각 존재하는 다양한 컴포넌트를 적절하게 분담한다. 그리고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역동적인 플랫폼으로 되살아난다. 사이버와 피지컬이 용융된 새로운 실체인 제3의 리얼리티가 탄생하는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와 '실체 정의렌즈'

제3의 리얼리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이버와 피지컬의 최적 융합을 실현하는 컴포넌트의 구성을 지정하는 '실체정의렌즈'(Entity Defining Lenses)라는 작업가설을 충족할 필요가 있다. EDL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서비스 구축자는 동 렌즈를 통해 필요한 기능을 요구한다.

EDL은 요구에 따른 기능을 갖는 컴포넌트를 서비스 플랫폼에서 검색·발견하고, 이들을 조합함으로써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구축한다. 또 EDL은 적용 도메인이나 서비스에 따라서 복수 구축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통합과 저장되는 정책정보나 행정데이터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상호운용되고, 빅데이터 기반 거버넌스로 국가경영체계를 확립하고자 할 때 리얼리티 3.0환경 하의 디지털 플랫폼은 위력을 발휘한다. 국가경영자원이 사이버와 물리적 시스템으로 분단돼 있지 않고, 표준화된 통합체계 아래 실체정의렌즈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와 기능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서 실체정의렌즈를 매개로 서비스를 구축·운용하기까지는 공통적인 기반기술과 디지털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리얼리티 3.0 세계는 한꺼번에 사회와 공공전체로 확산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정된 영역, 구역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다른 영역이나 구역을 횡단하는 형태로 확산되는 과정을 거쳐 디지털 완전체로 진화해 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기능의 에코시스템이 목적에 따라 형성돼 혁신적인 이노베이션이 탄생함과 동시에 기존의 가치관, 사회규범이 변모돼 갈 것이다. 리얼리티 3.0 서비스 플랫폼으로서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정책 목적에 따라 다양한 실체정의렌즈를 구축해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각종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기술개발, 빅데이터의 실시간 처리를 위한 분산형 데이터센터 구축, 사이버 공간과 물리공간을 실시간 동기화하는 초인지 네트워크(Super-cognitive Network)구축 등이 요구된다. 이하에서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서비스 구현을 위한 불가결한 인프라로서 분산형 데이터센터 구축 중요성을 중심으로 부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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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G 불가결 인프라 '분산형 데이터센터'

일국의 정부 거버넌스와 행정서비스를 디지털 완전체인 디지털 정부 플랫폼상에서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디지털 인프라가 요구된다. 예컨대 언제, 어디서나 필요로 하는 데이터가 수집되고, 데이터센터(클라우드)에서 축적·처리한 뒤에 그 결과를 다시 현장으로 피드백하는 데이터 순환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수집·발신하는 5G·6G기지국, 데이터를 전달하는 광섬유망, 기계와 사물 등의 실체를 포용하는 무선망, 데이터를 축적·처리하는 데이터센터(클라우드) 등이 삼위일체로서 탄탄하게 구축돼야 한다. 5G 등에 의한 초연결 인프라 정비로 2020년대 중반 이후에는 자율운전, 원격의료, 무인공장, 무인농업 등 사람에 의존하지 않는 통신 트래픽도 급속도로 폭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 축적과 처리를 수행하는 데이터센터 역할은 국가 안전보장 관점에서도 중요해진다.

향후 행정 전반, 복지, 부동산 전세 제도, 코로나 등 방역대책 등이 안전하고 고신뢰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분산형 데이터센터의 최적 입지가 불가결한 인프라가 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원격의료, 무인공장·농업, e스포츠 등과 같은 기술은 데이터 발생에서 응답까지 10~100밀리미터초(㎳) 정도의 실시간성을 요구한다. 가령 서울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부산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할 경우 통신만으로 50㎳ 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데이터의 발생지점(단말) 근처에 서버를 분산 배치하는 모바일에지컴퓨팅(MEC)이 필요하고 분산형 데이터센터의 최적 입지가 관건이 된다.

특히 자율운전의 경우 충돌과 정체회피 등을 위해 카메라, GPS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관리서버(데이터센터)로 통신해 가속·감속, 경로변경 등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자율자동차 한 대당 하루 100GB(영화 1000편 분)의 정보를 수집한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정부 플랫폼의 데이터센터는 대량으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임과 동시에 초대규모 데이터를 교환하는 혁신적 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분산·최적배치를 전제로 하는 전력·통신인프라 정비가 요구된다. 그러므로 데이터센터의 분산입지를 전제로 한 디지털 인프라 정비와 전력기반의 확보도 불가결하다. 리얼리티 3.0 시대에 부응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 가는 길은 치밀한 전략과 정교한 로드맵이 준비돼야 한다.

하원규 미래학자·디지털 토굴인hawongyu@gmail.com

<필자 소개>

하원규 미래학자는

디지털 토굴인·한국시스템다이내믹스학회 고문·행안부 지능형서비스분과 위원. 대학시절 로마클럽 '성장의 한계' 보고서를 접하면서 미래학자의 길을 시작했다. 1985년 중앙일보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주관한 '21세기 논문대상(논문명:인간과 기계의 상호수렴과 대응과제)'을 받았고, 1992년에는 박사논문 'ICT패러다임 전환과 국가전략'으로 일본 정보통신보급재단 인문사회과학상에 선정됐다. 35년 동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재직하면서,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상(체신부 장관상), 사이버 코리아(정보통신부 장관상), e-Korea(국무총리상), u-Korea(철탑산업훈장), 만물지능통신기반 중장기 전략 관련 프로젝트 책임자로서 디지털 혁신국가 어젠다를 발굴·기획했다. 2015년 정년퇴직 기념으로 '제4차 산업혁명'을 세계 최초로 출간했다. 현재는 2040년을 사정권에 넣은 '제5차 산업혁명'에 대한 그랜드 디자인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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