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21〉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이 가져다 줄 수평적 금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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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기술(IT) 발달은 은행과 증권사 PB가 제공한 고가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체할 만한 저렴하고도 매력적 금융 상품의 탄생을 촉진하고 있다. 가장 선도적 분야가 로보어드바이저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미리 프로그램된 알고리즘을 통해 프로그램이 투자 결정 및 자산 배분을 하는 행위 또는 그 프로그램 자체다. Robot + Advisor 합성어로 로봇 측면과 어드바이저 측면 양쪽을 다 가지고 있어야 이름에 걸맞는 로보어드바이저라 할 수 있다.

로봇은 투자자문 역할을 하는 상품으로 투자자에 친숙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크지 않은 비용으로 투자자는 자신의 목표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고 주기적으로 리밸런싱을 받을 수 있다. 누구나 저렴하게 자산을 관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비대면 투자일임 금지' 규제가 없는 미국에서는 보편적 자산관리 서비스로 이용되고 있으며 자산관리 규모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스태티스타(Statista) 자료에 따르면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는 2016년 1261억달러에서 2021년 1조600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용자는 같은 기간 570만명에서 9540만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로봇 측면에서 투자를 진행하려면 세 가지만 정하면 된다. '무엇을, 언제, 얼마나 사고 팔것인가?' 에 대한 결정이 투자다. 로봇으로 자동화된 투자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무엇을, 언제, 얼마나 사고 팔것인가?' 세 가지 값을 자동으로 계산해 답을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투자 로봇의 기본 자격은 획득하는 것이다. 물론 투자수익이 발생하려면 '무엇을, 언제, 얼마나 사고 팔것인가?' 세 가지 값이 적절해야 한다. 세 가지 값을 추론하기 위해 가격 데이터 등 많은 데이터를 동원해 데이터 마이닝이 이뤄지기도 하고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 기법이 쓰이기도 한다.

로보어드바이저에서 어드바이저적 측면은 투자하려는 사람의 정확한 상황 분석을 의미한다. 무조건 높은 수익률이 좋다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원금보전이 목표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당장 내년에 집을 사느라 돈을 모두 인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내년까지 10억원을 벌지 못하면 파산 위기에 처할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3가지 핵심 기능인 포트폴리오 자동 구성, 자동 매매, 자동 리밸런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먼저 포트폴리오 자동 구성이란 투자자 투자 성향에 따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가 자유롭게 개별 채권을 조정해 투자할 수 있는 실시간 자동 분산투자한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포트폴리오는 예상 연수익률과 예상 손실률에 따라 안정 추구, 균형 투자, 수익 추구 3가지 유형에서 안정, 안정 추구, 위험 중립, 적극 투자, 공격 투자형 등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다음으로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게 제공되는 포트폴리오에 따라 자동으로 매매한다. 그리고 리밸런싱은 '자산 재분배'라는 뜻으로, 개인이 보유한 펀드 종목을 다시 구성하는 작업을 펀드 리밸런싱이라고 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최초 자산 배분 비율을 일정 기간마다 재조정하는 리밸런싱을 주가지수 등을 고려해 자동으로 한다.

로보어드바이저 가장 큰 장점은 언제든지(Whenever), 어디서든(Wherever), 누구든지(Whoever)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확성을 높여준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이들 신기술은 그동안 1% 고액 자산가에만 제공됐던 전문가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 대중에게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지도록 만들고 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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