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윤 얼굴 맞대고 갈등 풀어야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의 한국은행 총재 지명으로 신-구 권력 갈등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의견을 들어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했다지만 당선인 측은 협의하거나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다.

신-구 권력 간 갈등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당선인 측 회동이 불발되면서 본격화됐다.

회동 불발 직후 청와대와 당선인 측이 모두 불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 얘기가 언론에 흘러나오면서 기류가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의 만남 불발 이후에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갈등에 불을 지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청와대가 당선인이 요청한 이전 비용을 국무회의에서 처리하지 않으면서 양측 사이는 더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에서도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 군 통수권자로서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청와대를 압박했다.

후임 한은 총재·감사위원 등의 임기 만료로 인한 주요 공공기관장 인사 문제도 청와대와 당선인 측 간 갈등 요인이다. 당선인 측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보은성 '낙하산 인사'를 문 대통령 임기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나라 안팎은 어려운 상황에 신-구 권력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국민만 불안하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밖에 없다. 양측 이견이 크지만 이런 때일수록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국가 미래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산적한 문제를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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