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돌봄 문제' 해결 열쇠는 '기술이 만드는 팀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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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정 자란다 대표

“한 아이를 기르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아이 기르기는 기본적으로 '팀플레이', 즉 협업이 필요한 과제다. 과거에는 가족과 이웃, 또래 아이까지 한 아이의 성장을 위한 도움이 됐다. 반면에 코로나19로 아이 또래 집단마저 느슨해진 지금은 부모 부담이 여느 때보다 크다.

가정 상황에 따라 조부모 또는 '이모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종일반 어린이집과 학원 뺑뺑이를 통해 아이와 부모 모두가 고군분투한다. 문제는 주어진 환경이나 아이 성장 시기에 따라 필요한 것이 달라지고, 아이 기르기 난이도 또한 변동한다는 데 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아이와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면 충분했다면 학령기에 접어든 아이에게는 아이 관심에 맞춰 상호작용하며 교육과 놀이를 통해 관심사를 확장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아이 성장을 위해서는 생애 주기에 따라 유기적이고 다재다능한 팀플레이가 필요하다. 다만 아이는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는 통념, 나만큼 아이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부모의 믿음, 아이가 다른 사람과 보낼 시간에 대한 걱정 등은 아이 기르기를 부모의 '개인플레이'로 만들고 있다. 가장 좋은 부모이자 동시에 가장 좋은 선생님, 가장 좋은 친구, 가장 좋은 서포터가 모두 돼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아이 기르기가 어려운 핵심 요인이다.

급성장하는 돌봄 매칭 플랫폼은 데이터, 머신러닝 알고리즘 등을 통해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유형의 팀플레이를 제시하며 개인플레이가 고착된 가정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팀플레이의 시작은 아이에 대해 잘 아는 것이다. 부모만큼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고 높은 이해도가 있어야 비로소 부모와의 팀플레이가 가능해진다.

'자란다'는 방문 교사가 관찰한 아이 행동, 언어, 반응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방문일지'를 운영한다. 수집된 자연어 데이터는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통해 아이 각각의 특징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는 성장데이터로 가공된다. 누적된 성장 데이터는 부모도 포착하기 어려운 아이 관심사, 고민 등도 짚어낸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지 못한 부모는 방문일지를 통해 다른 측면의 아이를 보여주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자란다는 방문 교사 자격 검증부터 매칭, 방문까지 전 과정을 총체적 데이터로 관리한다. 각 가정에서는 교사 강점, 자격, 경력사항, 앞서 방문했던 가정 후기 등 누적된 교사 정보를 플랫폼을 통해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발품을 팔거나 지인 소개를 받지 않고도 다양한 유형의 검증된 교사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체계적 데이터와 개방된 플랫폼은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나아가 적합도가 높은 사람까지 찾아주게 된다. 데이터에 기반한 아이 성향, 기질에 맞는 개인화 추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많은 가정에서 “좋은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이야기하지만 옆집 또래 아이와 잘 맞았던 사람이 우리 아이와 잘 맞는 경우는 사실 많지 않다. 평판이 좋았던 사람도 우리 아이가 싫어한다면 소용이 없다. 세상 아이들은 모두가 다르고, 함께하는 활동 내용에 따라 적합한 사람 또한 달라진다. 단순히 '좋냐 나쁘냐'가 아니라 '잘 맞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데이터와 알고리즘은 사람의 감이나 통념보다 정확한 '과학적 최적 매칭'을 찾아낸다.

실제 자란다 매칭 만족도는 97%에 달한다.

나아가 아이의 다각적 정보인 성장데이터와 매칭 알고리즘은 고도화가 될수록 교사뿐만 아니라 교육·놀이 프로그램, 완구나 교구재, 액티비티 등 아이 생애 주기를 따라 필요한 다방면 솔루션을 개인화로 추천할 수 있다. 바쁜 부모의 부족한 시간과 정보력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연령, 성별로 정형화된 성장 공식을 벗어나 아이가 좋아하고 자신에게 잘 맞는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기존에는 커뮤니티, 맘카페, 지인 등을 통해 부모들이 하나하나 찾고 연구해야 했던 것들이다.

데이터와 고도화된 매칭 알고리즘은 조력자 혹은 파트너가 돼 부모의 물리·심리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임으로써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더 집중하는, 진정한 팀플레이 환경을 제공한다.

돌봄 문제는 아이와 가정, 사회 행복을 좌우하는 중요 이슈다. 똑같은 아이, 똑같은 가정이 없기 때문에 각 가정 환경에 최적화한 팀플레이가 필요하다.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솔루션이 등장했지만 아직 시장은 과도기다.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하지만 일률적 제도로 부모 선택지는 제한적인데 정부가 제공하는 돌봄 바우처를 민간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일례다. 정부 지원을 비롯해 돌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화돼 각 가정이 꼭 맞는 방식으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확대되길 희망한다.

장서정 자란다 대표 contact@jarand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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