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데이터로 본 2월 대선 유세기간의 한줄 평은 '네거티브로 얼룩진 선거'다. 지역별 선거유세와 함께 4자 TV토론이 시작되면서 정책 이슈와 일부 지역 공약이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대장동' '배우자' 등 대선 전체를 관통했던 두 후보에 대한 의혹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정치권 최대 관심사였던 '단일화' 이슈 역시 이들 네거티브 공세에 비하면 온라인 여론에서 언급량은 극히 적었다.
전자신문과 씨지인사이드는 2월 1일부터 14일까지(1차), 2월 15일부터 24일까지(2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소셜데이터 분석'을 진행하며 같은 기간 두 후보에 대한 정치 이슈 연관어 분석을 실시했다. 1·2차 기간 모두 두 후보에게서 'TV토론'이 상위 연관어로 도출됐지만, 네거티브 공세에 따른 의혹 이슈가 함께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치이슈 상위 5개 연관어 조사에서 이 후보는 1차 기간 '김혜경' '토론' '대장동' '법인카드' '경기도'가 2차 기간에서는 '기축통화' '토론' '대장동' '게이트' '경제' 키워드가 차례로 등장했다.
윤 후보는 1차 기간 '토론' '김건희' '신천지' '중국' '김만배'가 2차 기간 '유세' '토론' '김건희' '정권교체' '광주 쇼핑몰'이 상위 5개 연관어로 등장했다.
2월 3일을 시작으로 법정토론을 포함해 총 다섯 번의 TV토론이 있었던 만큼 두 후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TV토론에 쏠린 것이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 후보의 경우 1차 기간 1위 연관어가 배우자 리스크인 '김혜경'이었지만, 2차 기간에서는 '기축통화'가 1위로 기록됐다.
기축통화는 21일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발언해 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이슈다. 국가채무 관련 논쟁을 벌이던 중 윤 후보가 “50~60%를 넘어서는 국가채무는 비기축통화국으로선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이 후보는 이에 대한 반박으로 “대한민국이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으로서의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두고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후보 2차 기간 연관어로 '경제'가 5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이는 대선 기간 이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이 후보는 TV토론에서 본인 소개 인사로 '유능한 경제대통령'을 매번 언급해 왔다.
윤 후보는 1차 기간 '토론'이 1위 연관어로, 2차 기간에선 2위를 기록됐다. 언급 배경은 이 후보와 차이가 있다. 1차 기간에선 토론회 일정 조율을 두고 논란을 빗으면서 윤 후보의 대한 '토론 리스크' 이슈가 주로 언급됐다. 반면 2차 기간에선 '여가부 폐지' '선제타격' 등이 연관 키워드로 등장해 토론 약세 이미지보다는 토론 주요 발언이 온라인 관심사로 올랐다.
부정 연관어에서는 두 후보 모두 대장동과 배우자가 거론됐다.
이 후보는 '대장동' 1차·2차 모두에서 3위에 올랐고, 2차에선 대장동 관련 '게이트' '김만배' 등의 단어가 함께 거론됐다. 배우자 이슈로는 1차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쇠고기' '비서' 등의 연관어가 다수 등장했지만, 2차에선 관련 이슈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배우자 관련 '무속' 이슈가 부정 연관어로 다수 등장했다. '신천지' '소가죽' 등이 대표적이다. 가죽 벗긴 소를 제물로 바친 굿판 참여 여부를 두고 벌어진 의혹으로 윤 후보가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 상대 당의 관련성이 더 크다며 설전을 벌였다. 윤 후보는 2차 조사에서도 배우자 '김건희' 키워드가 상위권을 계속 유지했다. 대장동 이슈 관련해선 '김만배'가 함께 검출됐다. 민주당 측에서 김만배 녹취록을 통해 윤 후보가 대장동과 관련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윤 후보 키워드로는 2차 조사기간 5위에 오른 광주 쇼핑몰이 눈길을 끈다. 해당 키워드는 이 후보 연관어 8위에도 함께 올랐다. 선거운동 초반 윤 후보가 광주 유세에서 발표한 쇼핑몰 유치 공약으로 광주·호남지역 쇼핑몰 부재에 대한 책임론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이 후보(1차 기간 16만496건, 2차 기간 14만6797건), 윤 후보(1차 기간 15만9231건, 2차 기간 13만8060건)의 온라인상 소셜데이터 중 형용사, 서술어 등을 제외한 정치이슈만 꼽은 명사 키워드 대상으로만 진행한 결과다. 상위 키워드 외에 이 후보 연관어로는 '윤미향', '흡연'이, 윤 후보 연관어로는 '단일화' 등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상위권에 들어오지는 못했다. 대선이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일부 정치공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네거티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에는 씨지인사이드의 검색툴 '오딘호퍼'를 사용했으며 해당 기간, 뉴스·트위터·블로그·커뮤니티·인스타그램을 대상으로 했다. 정치 이슈 선별을 위해 정당명칭을 비롯해 '후보' '대선' '공약' '지지율' '대한민국' 등의 상시 검출 키워드는 배제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