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에서 처음 확인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 감염증)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적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시작한 21세기는 코로나감염증의 유행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질 수 있을 정도로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코로나 감염증의 위험은 단순히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사람의 사고와 행동양식까지 바꾸어 놓는 큰 계기가 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야기하고 있다.
21세기 비약적 IT 발전은 사회적·문화적 변화를 주도해 왔다. 특히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메타버스 등은 향후 인류의 미래를 주도하는 혁신적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코로나감염증의 영향은 이러한 IT 발전과 더불어 사회 대부분 영역에서 비대면 서비스의 도입과 관련 영역의 비약적 발전을 가져왔으며, 이러한 변화는 보건의료 분야도 예외가 아닌 상황이 됐다. 그런데 기술의 발전이 아이러니하게도 최첨단의 기술이 집약되어야 할 우리나라 의료시장에서는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감염증 시대의 핵심은 개인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감염 원인으로부터 최대한 격리되는 것인데 건강에 이상이 있어 병원을 방문하려고 할 때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첫째는 병원 방문을 통한 감염의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둘째는 감염병 환자의 급속한 증가로 일반환자의 진료 기회가 크게 줄어 진료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 기회를 제한하게 됨으로써 국민건강권 확보에 큰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 서비스로 제시된 비대면 진료는 현재 코로나감염증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과 처방 발급을 허용하고 있으나 의료계의 반발과 눈치 보기로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비대면 진료의 확대와 활성화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고, 의료계도 이러한 방향성에 대해 이제 반대만 하기에는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얻기 어렵게 되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대세로 떠오르는 비대면 서비스 제공을 의료계만 예외로 할 수는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그러나 보건의료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곧바로 도입하는 데 가장 큰 장애 중 하나는 비대면 의료의 범위와 개념이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않고 있음에 있다. 비대면 의료는 원격의료를 포함하지만 그보다 많은 의료 형태를 포함할 수 있는 개념으로, 아직 합의된 정의나 범위가 없는 현실이다. 이에 따른 비대면 진료가 일부에서는 전화 진료로 오용될 수 있다는 의료계의 우려도 숙고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의료계가 비대면 진료에 문제로 제기하는 의료사고 때 법적인 책임 소재, 적정한 비대면 수가 확립, 현장 정보의 관리 및 보안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 및 방안도 선결되어야 할 부분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명언이 다시 한번 생각나는 시점이다. 코로나라는 초유의 감염병 유행으로 비대면 진료라는 제도가 우리에게 좀 더 빠른 현실로 다가왔고, 이의 실현이 우리의 건강 유지와 증진에 좀 더 기여할 수 있는 실재로 실현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뉴로맨서'(Neuromancer)라는 SF소설의 작가인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의 말을 빌려 맺기로 한다. “미래는 이미 와 있습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입니다.”(The future has already arrived. It's just not evenly distributed yet)
최헌 유한대 보건의료행정학과 교수 snowch@yuh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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