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가지 않고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이용한 대출 신청이 하루 7500억원 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 새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중 국내은행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19개 국내은행과 우체국예금 기준 지난해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을 통한 대출신청 서비스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3만1000건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1만5000건)에 비해 약 2배 늘었다. 2020년(2만1000건)에 비해선 47.6% 증가했다.
지난해 인터넷뱅킹을 통한 대출신청 이용금액는 7545억원을 기록해 2019년 1925억원에 비해 약 4배(391.9%) 급증했다. 연간으로 치면 약 275조3925억원의 비대면 대출이 이뤄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은행 방문이 줄어든 대신 인터넷전문은행을 필두로 비대면 대출이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출범한 토스뱅크는 5000억원의 총대출 한도를 출시 9일만에 소진하기도 했다. 시중은행도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비대면 신용대출, 전세대출을 내놓으며 온라인 대출시장을 키웠다.
인터넷뱅킹 중에서도 모바일뱅킹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뱅킹 등록고객 수는 1억5337만명으로 전체 인터넷뱅킹 등록고객 수(1억9086만명)의 80.35%를 차지했다. 2018년 모바일뱅킹 고객 비중 78.31%에서 약 2.0%포인트 증가했다.
이용실적도 모바일뱅킹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 말 인터넷뱅킹 이용 건수는 하루 1732만건이었는데 이중 모바일뱅킹이 1436만건을 차지했다. 모바일뱅킹 이용 비중이 2018년 67.5%에서 지난해 82.9%로 커졌다.
다만 이용금액 면에서는 아직까지 인터넷뱅킹을 통한 이체나 대출이 더 이뤄졌다. 지난해 인터넷뱅킹 이용금액은 하루 평균 70조554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6%가 증가했다. 이중 모바일뱅킹은 12조857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6% 증가, 비중은 18.2%였다.
입출금이나 자금이체, 조회서비스 등 간단한 업무를 위해 은행 창구를 찾거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이용률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뱅킹을 통한 입출금·자금이체 서비스 이용 비중은 74.7%로 2018년 52.6%에서 크게 증가했다. 은행 창구는 5.8%, ATM 또는 현금자동인출기(CD)는 16.0%, 텔레뱅킹 3.5% 순이었다. 이들 이용 수단은 2018년에 비해 이용률이 절반 수준으로 대폭 하락했다.
간단한 조회서비스 이용 비중은 인터넷뱅킹이 94.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행 창구에서 조회서비스를 처리한 비중은 3.9%, CD·ATM, 텔레뱅킹은 각각 0.8%, 0.7%로 미미했다.
[표]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 실적(자료: 한국은행)
*기말 현재 19개 국내은행, 우체국예금 고객 기준(중복 합산), 대출 건수와 금액은 1평균.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