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 中 부진 지속...새 시장 찾기 '분주'

국내 화장품 1·2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작년 4분기 일제히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내 입지가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전망도 부정적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따이궁(보따리상)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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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조3247억원, 영업이익 25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4.5% 늘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년 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작년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3261억원, 3562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은 작년 매출액 8조915억원, 영업이익은 1조2896억원으로 17년 연속 성장했다. 다만 4분기 개별 기준 영업이익이 약 8년 만에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9% 줄어든 2410억으로 나타났다. 주력 부문인 화장품 영업이익은 1873억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저 수준이다.

양사의 연간 실적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화장품 부문 실적이 주춤하면서 우려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 악재가 겹치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의 애국 소비를 독려하는 분위기에 이른바 'C뷰티' 브랜드가 점유율을 늘리고 있고 소비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IBK 투자증권은 작년 중국 내 화장품 소매 판매액 성장률이 17.3%에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보복소비 열풍으로 한 때 화장품 성장률은 45%까지 치솟았지만 급격한 둔화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화장품의 주요 유통 경로가 따이궁에 의한 국내 면세점에서 중국 현지로 이전되면서 판촉비가 늘며 수익성이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비중이 70%, 면세 매출비중 20% 안팎으로 추산되며 LG생활건강 역시 해외 매출 중 중국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LG생활건강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진출 이후 최초로 작년 하락했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3년 0.3%에서 매년 늘어나다 2020년 1.7%까지 올라섰고 작년 1.6%로 추산된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4분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전체 매출은 49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 하락했다. 아시아 지역 내 중국 매출 비중은 70% 수준이다. 아시아 지역 영업이익은 광고판촉비가 늘며 적자전환했다.

이러한 상황에 중국 현지 시장에서 K뷰티 입지가 쪼그라들면서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의 3대 추진 전략을 실행 중”이라며 “사업 체질 혁신을 목표로 공감 기반의 ESG 경영 강화,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 새로운 경영 체계 도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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