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미래교육으로서 AI교육, 무엇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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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창모 대전오류초등학교 교사 farseaban@naver.com

알파고를 만든 데미스 허사비스는 어떤 교육을 받았기에 최고의 인공지능(AI) 인재가 되었을까? 허사비스는 고등학생 시절에 공부도 하며 게임 제작사를 다녔다. 대학생 시절에는 컴퓨터과학뿐만 아니라 인지과학 박사과정을 전공할 정도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것은 허사비스가 태어난 영국이 G20 국가 중 가장 먼저 컴퓨팅 과목을 도입했고, 학업과 창업을 병행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가진 나라라는 사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허사비스의 어린 시절을 보면 자연스럽게 교육 환경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바야흐로 2025년 정규교육 과정으로 AI교육 도입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교육은 이제 새로운 미래로의 퀀텀 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시작 단계에 있는 만큼 올바른 주춧돌이 놓여야 할 것이다. 새롭게 나아갈 AI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AI교육을 실천하며 느낀 점은 '데이터'와 '사람'이 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와 수학적 이해가 있어야만 AI를 어떤 문제에 적용해야 적절한지, 그 한계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다. 또한 AI교육에서 '사람'이 빠져서는 안 된다. AI는 이미 사람의 삶에 깊이 들어와 있으며, 점점 더 복잡한 윤리적 문제를 낳는다. 학생들이 데이터 중심 관점과 인문적 시선을 가질 때 비로소 AI교육이 미래교육으로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바람직한 AI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첫째 '질 높은' 교원 연수의 지원이 필요하다. AI 담당 교원 연수를 단순히 양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다. 30시간 남짓 연수만 이수하면 선도 교원이 되는, 스마트교육이나 소프트웨어(SW) 교육에서 발생했던 문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형태는 일반 교원의 AI에 대한 반발심을 키울 수 있으며, 자칫 전체적인 AI교육의 질도 떨어뜨릴 수 있다.

대안으로 '마스터 티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최고의 전문적 실력을 가진 교사를 선발해 지역 멘토링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기존 연수와의 차이점은 1회성 연수가 아니라 1년에 수차례 교류를 통해 암묵지를 배운다는 점이다. 단발성 수업 공개와 연수로는 이러한 암묵지를 결코 배울 수가 없기에 더 중요하다. 생태계를 마련해서 우수 교원을 양성하고, 그 교원이 AI교육 연수를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부에서 교원 연수에 대해 양적인 평가보다 질적인 평가를 중시해야만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AI교육을 위한 올바른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AI교육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인프라는 무엇일까? 극단적으로 노트북만 있으면 거의 모든 AI교육이 가능하다. 현장에는 태블릿은 많지만 노트북은 찾아보기 어렵다. 태블릿은 GPU 성능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코딩과 데이터 가공에 적합하지 않다. 학교 예산으로는 한 학급 분량의 노트북 구입이 불가능해 교육청의 지원이 필요한데 노트북은 지원 항목에 제외된 경우도 부지기수다.

대안으로는 교육청 단위에서 AI에 대한 이해가 있는 내부 전담팀을 양성해 행정 지원에 활용하는 것이다. 학교 AI교육 예산 운영을 도와주는 컨설팅도 요구된다. 아울러 AI교육 행·재정 지원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도록 법령을 제정하는 등 교육부의 제도적 지원도 필요할 것이다.

세계 최고 과학기술문화 전문 잡지 중 하나인 '와이어드(Wired)' 창간자이자 편집장이었던 케빈 캘리는 “앞으로 새롭게 생길 신사업은 X에 AI만 붙이면 된다”고 했다. 모든 분야에 AI가 연결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시대에 교육 분야에도 AI가 도입되는 것은 당연하다. 학생들의 삶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될 AI교육을 준비하는 지금 올바른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AI교육에 대한 모두의 이해와 협력이 있다면 학생들의 미래에 밝은 길을 비추어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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