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소변경 서비스 대중화 20여년 외길
우편물 오배송 줄여 탄소중립 실현 등 기여
데이터3법 개정으로 新비즈니스 기회 확장
제휴사 확대·이사포털 서비스로 활로 모색
현재 국내에서는 매년 평균 750만명이 이사를 다니며 주소지를 옮기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사 과정에서 가장 불편한 점 중 하나는 본인이 각종 서비스에 등록해 놓은 주소지를 변경하는 업무다. 1인당 평균 11개에서 20개 등록 주소지를 변경하려면 1개당 10분만 잡아도 해도 몇시간이나 소요된다.
KT무빙은 국민들이 이사과정에서 느끼는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출범한 기업이다. 지난 1999년 벤처 1세대인 나종민 대표가 아이디어를 고안해 최초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일반 국민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각종 정부기관들이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최근 우편물 등기 등을 통한 고지업무가 강화되면서, KT무빙과 같은 주소지 정확도 향상에 기여하는 서비스 주목도가 높아졌다. 금융권 등에서 고객에 반드시 등기로 고지해야 향후 법적 분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것이다.
국내 최초 채팅 사이트인 '스카이러브'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킨 후, 주소변경 서비스 대중화에 20여년간 외길을 걸어온 나종민 대표를 만나 그동안 회사 성장 스토리와 향후 목표를 들어봤다.
대담=길재식 디지털금융부 부장
-KT무빙(회사명 짚코드)이 어떤 기업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KT무빙은 번거로운 주소변경작업을 무료로 한 번에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주소변경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이사는 매우 귀찮은 일 중 하나다. 이사업체 선정 및 예약, 각종 공과금 정산, 전입신고 등 많은 잡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우편물 주소변경인데, 이를 위해 사람들은 내가 거래하고 있는 다양한 회사에 일일이 전화 또는 인터넷을 통해 변경해야 한다.
KT무빙 주소변경서비스는 이사 등으로 인해 은행, 카드, 보험, 통신 등 우편물 청구지에 대한 주소를 변경해야 할 경우, 한 번의 신청으로 회원가입 없이 무료로 일괄 변경해 준다.
이를 통해 기업은 고객정보를 신속하게 현행화할 수 있으며, 우편물 반송에 따른 처리비용과 고객정보 관리에 소요되는 업무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개인들은 우편물 오배송으로 인한 유실로 노출될 수 있는 소중한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우편물 생산을 위해 사용되는 종이 등으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되는데, 주소변경서비스는 기업들이 정확도와 신뢰도 높은 고객정보의 신속한 현행화를 통해 우편물 오배송을 최소화한다. 환경에도 기여하는 저탄소·친환경적 서비스인 셈이다.
2002년 KT와 우편물 주소변경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정을 체결을 시작으로, 2003년 행정안전부, 2008년 우정사업본부와 업무 협정을 통해 대국민서비스로서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행정안정부와 협약을 통해 전자정부(정부24)내 주소변경서비스를 연계했고, 2014년 도로명주소 전면 시행을 위한 '새 주소 바꾸기 캠페인' 등에 참여하면서 2015년에는 도로명주소 활성화를 위한 기여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 지난해 주요 사업성과는?
▲그동안 사업 진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2016년 1월 금융감독원에서 금융권 대상으로 한 '금융주소 한번에'를 시행하면서 금융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제휴사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2월 신용정보법이 개정되고 8월부터 시행되면서 '금융주소 한번에' 서비스가 종료됐다. 이 덕분에 은행, 카드사 등 금융기업들과 서비스 제휴가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은행권 최초로 KB국민은행과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카드, 하나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기업들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와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또 주소 관련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위해 협의체를 만들어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사단법인으로 설립허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현재 주소기반산업협회 초대 회장직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올해 사업 주요 계획과 다변화 전략이 있으시다면.
▲기본적으로 제휴사 확장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 힘들다 보니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올해는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영업을 통해 제휴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KT무빙을 기반으로 하는 '이사포털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사를 가게 되면 배달음식부터 시작해 열쇠, 상하수도, 싱크대 수리, 장판 교체 등 관련된 서비스 수요가 굉장히 많다. 이 정보를 한 데 모아 이사가는 고객에 정보를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계속 발전시켜 장기적으로 이사와 관련된 모든 업체가 함께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주소지 이전 서비스가 왜 중요한 산업인가. 또 사업 과정에서 얻어지는 막대한 데이터 활용 방안은.
▲우편물 주소변경서비스는 개인이나 기업, 나아가 국가에도 매우 중요한 서비스다. 개인으로서는 우편물을 받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기업은 비용절감, 고객으로부터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반송 등으로 인한 우체국의 업무부담 감소, 탄소배출 감소 등 국가 정책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2020년 데이터 3법이 개정되면서 사회적으로 데이터 활용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공공, 민간 분야 가리지 않고 데이터 활용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짚코드도 KT무빙 주소변경서비스를 통해 일정기간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비식별 처리를 통해 활용하려는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주소 이전 관련 데이터를 활용한 통계 추출 및 통계 상품 개발, 추가 정보 발굴을 통해 새로운 플랫폼을 구성하는 데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최근 주소기반산업협회를 발족했다. 출범 배경과 목적은 무엇인지.
▲사단법인 주소기반산업협회는 주소정보 관련 최초의 비영리법인으로 2021년 11월 8일 행정안전부 인가를 받아 설립됐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향후 정부와 손발을 맞춰 국제표준화가 될 만한 사업을 찾아내서 선도적으로 주도하는 것이 협회의 첫 번째 목적이다. 주소 데이터 활용을 위해 협회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행안부의 발빠르고 신속한 지원이 컸다.
2014년 도로명주소 전면사용 이후 주소기반 공공데이터 및 주소정보산업 비중 증가와 함께 위치기반서비스 기초 자료로써 주소정보 활용이 증대됐다. 이에 따라 주소정보 중요성을 보다 확대하고 나아가 주소정보 사용과 관련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소관련 기업 협의체 필요성이 커졌다.
협회는 주소정보와 안내시설의 산업적 활용 협력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지원을 통한 신산업 창출 등 주소기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와 더불어 주소관련 기업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민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소기반산업협회에는 어떤 기업들이 참여 중인지. 그리고 협회 중장기 사업 계획은.
▲현재 협회에는 주소 관련 주요기업 약 45개사가 참여 중이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 등 공기업과 함께 도로명주소 무료변경 서비스 제공, 맞춤형 주소정제 솔루션 제공, 국토정보플랫폼 개발, 도로명주소 자동완성 검색 솔루션 개발, 오픈소스 기반 공간정보관리 툴 개발, 도로명주소 안내 시설 제작, 융합(IoT) 등 주소 관련 기업들이 여기 포함된다.
협회는 중장기적으로 14개 목적사업을 통해 정부정책과 소통을 통한 동반성장을 도모한다. 구체적으로는 △주소기반산업 발전에 필요한 정책 제도의 연구 및 개발 △주소정보의 구축 및 정비 등에 관한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 및 관련 공공기관에 대한 정책 제안 △주소정보시설 설치 및 정비 등에 관한 정책 제안 △주소기반산업 생태계 조성 사업 및 상호 협력 활동 △주소기반산업 국내외 기술 동향 조사 및 신기술 보급 △주소기반산업 표준화 활동 및 교육 등이 있다.
-주소기반산업협회를 어떤 협단체로 육성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앞서 설명처럼 주소기반산업협회는 주소정보와 안내시설의 산업적 활용 협력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지원을 통한 신산업 창출 등 주소기반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또 주소관련 기업의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민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설립 목적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정부정책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소기반산업 진흥을 도모하고 아울러 정부와 함께 동반성장 할 수 있는 협회가 되고자 한다.
-KT무빙을 어떤 기업으로 키우고 싶은가.
▲KT무빙은 국내 유일한 우편물 주소변경서비스를 상용화한 기업이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매우 유익한 서비스로 보다 인정받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좀 더 거창하게 말씀드리면, 지금 사회적으로 나와 미래세대, 자연환경을 위한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에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신기후체제를 출범했고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사회로 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KT무빙 주소변경서비스는 기업들이 정확도와 신뢰도 높은 고객정보의 신속한 현행화를 통해 우편물 오배송을 최소화함으로써 환경에도 기여하는 저탄소·친환경적 서비스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과 협업을 통해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작게나마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
-대표이사로서 경영철학이 있다면?
▲'나눔'이다. '함께 노력하고 함께 나누어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경영철학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아버지로부터의 영향이 가장 크다. 저희 아버지께서 나눔을 말씀하실 때 늘 '그릇'으로 표현하셨는데, 내게 주어진 그릇에 넘치는 걸 보고 있는 것처럼 미련한 게 어디 있냐고 하셨다. 욕심을 부리고 나누지 않으면 그릇이 깨진다는 것이다. 더 많이 담으려고 그릇을 더 넓힐 수는 없다. 그러다 보면 또 깨지게 된다. 넘치는 걸 남한테 주고 나면 또 채워진다는 것이다. 어릴 적 아버지의 가르침이 제가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 나아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나종민 대표는…
벤처기업 1세대로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경영인이다. 인터넷서비스 분야에서 최초로 서비스 수익모델을 개발해 동종업계에서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
주소정보 중요성을 보다 확대하고 나아가 주소정보 사용과 관련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21년 45여 개의 주소관련 기업들과 협의체인 (사)주소기반산업협회를 설립, 초대 회장직을 수행 중이다.
주소정보와 안내시설의 산업적 활용 협력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지원을 통한 신산업 창출 등 주소 기반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정부 정책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주소기반산업의 진흥을 도모하고 아울러 정부와 함께 동반성장하는 것이 현재 목표다.
정리=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