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원 벤츠 전기차 EQS...급속 충전 '먹통'

벤츠 최고급 전기차 'EQS'가 출시 두 달이 넘었지만 국내 충전 인프라와 호환이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EQS는 지난달부터 국내 출고를 시작해 현재 약 200대가량 고객에 인도됐다. 하지만 전국 공용시설에 운영 중인 대다수 개방형 급속충전기에서 충전할 수 없다. 관련 업계는 벤츠가 다른 브랜드 전기차와 달리 신차 출시 전에 충분한 충전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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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S.

6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EQS가 국내 다수의 급속충전기와 통신 장애로 충전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차량은 작년 12월부터 국내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충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통신 장애가 발생하는 충전기는 전국에 가장 많은 충전기를 운영 중인 환경부(환경공단) 등 공용시설이다. 충전기는 모든 전기차 고객이 쉽게 이용하는 50·100·200㎾급 설비다. 이 같은 문제로 EQS 고객은 주로 벤츠 전용 충전소와 완속충전기(7㎾급)만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벤츠코리아가 사전에 충분한 충전 테스트 없이 국내 신차를 출시한 것을 문제로 지적한다. 국가별로 전력망이나 통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 테스트를 통해 호환성을 확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 충전기 제조업체 연구소장은 “보통 국내외 전기차 신차가 나오면 사전에 충전기 제조사를 통해 호환성 테스트를 거치는데 EQS는 이 같은 의뢰가 없었다”며 “급속충전 통신 방식인 전력선통신(PLC)과 차량 통신 간 호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벤츠는 EQS 고객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뒤늦게 복수의 충전 업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일부 시설에서 제기된 충전 호환 문제 원인을 파악했고 조만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충전테스트는 독일 본사 직원이 진행했다”고 말했다.

EQS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모델 중 최상위 고급 모델로 차량 가격은 1억7700만원~1억8100만원 수준이다. 프리미엄 전기차인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과 편의사양, 혁신적인 디지털 요소 등을 탑재했다. EQS(450+ AMG 기준)는 후륜구동으로 1회 충전 시 환경부 기준 478㎞를 주행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