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의 호소] 이재명 “주 4.5일제 기업 인센티브” 윤석열 “주 52시간제 유연화”

20대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소기업계는 대권 주자들의 노동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노동 공약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 후보는 주 4.5일제 도입을 공약하며 노동시간 단축에 방점을 찍은 반면에 윤 후보는 주 52시간제 유연화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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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중기 업계는 △노사 합의 기반 월 단위 연장근로제 도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확대 △탄력근로제 도입절차 유연화 △특별연장근로 인가기간·절차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주 52시간 근로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주문에 따른 불규칙한 초과 근로, 인건비 부담, 구인난 등 중기 업계 현실을 고려해 주 52시간제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급격한 제도 변경에 따른 혼란 등을 들어 중기 요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주 4일 또는 주 4.5일제 도입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노동시간을 감축하겠다는 노동 공약을 내놨다.

이 후보는 “국민 70% 이상이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을 지지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생산성은 높이고 노동시간은 줄이는 최선의 노력으로 일하는 국민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중기 업계의 주장과 거리가 있다. 중기 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감축으로 임금이 줄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면서 “생계 유지를 위해 퇴근 후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오히려 삶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주 52시간 근로제에 메스를 꺼내 들었다. 윤 후보는 근로시간을 유연화하고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방향으로 주 52시간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업장·근로자별 탄력 적용과 기여에 따른 정당한 보상' 등이 핵심이다. 또 그는 “2차 산업혁명에서 근로와 4차 산업혁명에서 근로가 다르다”며 'IT산업 특성에 맞는 근로문화와 유연근무 환경의 조성 지원'도 공약했다.

이는 주 52시간제가 과거 사업화 시대 공장 설비 가동과 근로자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진 '공장시대법'이라는 중기 업계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다만 윤 후보는 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주 120시간 노동' '재택근무 8시간 초과 규제 못해' 등의 발언으로 혼란을 주고,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주 52시간제에 대해 동의를 하면서도 현행 제도의 경직성 문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집중적으로 일해야 할 때 근로시간을 늘리고 그렇지 않을 때 줄이는 '연평균 주 52시간제' 도입 등 기업의 자율권 보장을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대선공약 1호로 '전 국민 주 4일제'를 내걸었다. 심 후보는 구체적인 타임라인도 제시했다. 2022년 사회적 합의를 위한 '범시민추진본부' 구성하고 공론화를 시작해 2023년 시범운영을 갖고, 이후 2027년까지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연차휴가 25일 확대 등도 공약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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