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 수출 증가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KPA)는 작년 SK이노베이션(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 석유제품 수출액이 332억3534만달러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수출액 증가율은 54.6%로 2011년 64.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정유업계 원유수입액(621억3763만달러) 대비 절반 이상을 수출로 회수한 셈이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 수출액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국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5위로, 2020년 대비 한 계단 올라섰다.
수출액 증가는 전략적 수출 전략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작년 전체 수출물량은 가동률 축소로 전년 대비 4.4%(4억1962만 배럴) 감소했다. 경유, 항공유 등 수출량이 10~16% 줄었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수요가 늘어난 휘발유와 윤활유 등 수출량을 33%, 1.3% 늘리는 데 집중했다. 휘발유와 윤활유 수출단가는 배럴당 각각 81달러, 130.4달러로 전체 석유제품 평균 79.2달러를 상회했다. 수출단가에서 원유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은 배럴당 9.1달러로 전년 3.7달러 대비 배 이상 늘었다.
정유업계는 올해 경영 환경도 긍정 전망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회복세에 따라 수출물량과 수출액이 동반 상승할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미국에너지정보청(EIA) 등은 이달 발행한 월간 보고서에서 2022년 석유 수요가 전년 대비 각각 4.3%, 3.4%, 3.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이다. 반면에 석유공급은 OPEC+ 산유국의 증산 여력 불안, 유럽·중동 등 지정학적 불안정성으로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정제 마진 강세가 기대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석유 수요 회복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 가동률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수출 지역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