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 떠오른 '우주청' 신설 탄력...유치 두고 지역 갈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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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우주산업 육성의 전초기지가 될 '우주청' 신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우주청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래 신산업으로 꼽히는 우주산업 규모는 오는 2040년 1조1000억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기업 주도로 이뤄지는 우주개발사업 '뉴스페이스'가 이미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우주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지난해 '누리호' 발사로 성장 가능성을 높였지만, 아직 미국, 중국 등 우주강국에 비해 걸음마 수준이다.

이에 우주산업을 집중육성 할 전담 행정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형 NASA'를 만들자는 것이다.

우주청은 부족한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할 컨트롤 타워가 될 전망이다.

우주청 설립에 대한 중요성은 대선 후보들도 공감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최근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선대위 발대식에서 우주청 설립을 약속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는 경남에 우주청을 만들고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방문해 우주청을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등을 품고 있는 대전에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도 조만간 우주청 설립과 관련한 공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주청 설립이 대선 공약화로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지역 간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윤 후보가 경남을 우주청 설립 지역으로 찍으면서 대전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우주청은 반드시 대전에 설치해야 한다며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경남 일원에 우주항공산업 관련 생산기지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클러스터화하는 것은 산업적인 측면일 뿐, 관련 R&D 핵심기반과 이에 필요한 실증화 시설, 관련 기업 등이 모여 있는 대전이 최적지라는 주장이다.

앞으로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을 비롯해 과학기술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하면서 우주청 신설이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과학기술계는 우주청 신설이 소재지 문제로 이슈화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우주개발 관련 별도 전담부서 필요성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공감하고 있지만, 정치 이슈화가 될 경우 신설 취지가 약해질 수 있고 내부 갈등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우주청은 뉴스페이스 시대를 여는데 필수 요소로 중요한 사안은 방식이나 형태를 규정하는 것”이라며 “소재지 문제는 시기상조로 정치적 계산이 아닌 효율성을 따져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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