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인기 패키지 단숨에 보유
EA 버금가는 거대 게임사 도약
구독 서비스 '게임패스' 강화로
장기적 '평생 팬' 만드는 데 집중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9억달러(82조원)에 인수했다. PC,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게이밍 생태계를 구축하고 메타버스 교두보를 마련한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게이밍 환경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구독경제 강화, 모바일게임 영향력 확대, MS 생태계 내 기술기업 기술을 활용한 게임 기술 고도화, 부분무료화(F2P) 수익모델 고도화 등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MS는 이번 인수를 통해 EA에 버금가는 거대 게임사가 된다. 콘솔 3대장 중 하나인 엑스박스와 엑스박스 구독형 서비스 '게임패스' 그리고 블리자드 '배틀넷',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패키지 게임 '콜 오브 듀티' 시리즈, 2012년 출시 이래로 매년 세계 매출 톱10 안에 들어가는 '캔디크러시사가' 시리즈까지 필 스펜서 MS 게이밍 CEO가 진두지휘하게 된다.
인디부터 MMORPG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장르를 보유한다. 거대 프랜차이즈, 게임 간 통일된 사용자 경험, 크로스마케팅, 컬래버레이션 등 유기적인 연결이 예된다. 규모의 경제인 게임산업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평가다. 또 MS는 EA와 정반대로 산하 게임사에 간섭을 거의 하지 않는 무간섭 경영으로 유명하다. 현재 스튜디오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MS는 거대한 규모와 강력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게임패스 생태계를 확장한다. 액블 라인업을 게임패스에 올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 게임패스는 게임 구독형 서비스다. 월 구독료를 내고 게임패스에 있는 게임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출시 초기에는 구작 위주였지만 최근 신작은 출시 첫날부터 구매할 필요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고도화했다.
게임패스 가장 큰 장점은 원하는 대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수많은 팬을 보유한 액블 게임이 그리고 후속작이 MS 진영에서 출시 첫날부터 플레이된다는 사실은 게이머 구미를 당기기 충분하다.
MS는 장기 관점으로 게임패스 가치를 높여 오래가는 '평생 팬'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작년 MS 회계 결산에 따르면 엑스박스 서비스 수익은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게임패스 이용자가 비이용자보다 각각 30%, 40%씩 많은 게임 유형과 수를 기록했다. 플레이 시간도 20% 길었다. 게임패스 이용자 90%가 게임패스가 없었다면 해보지 않았을 게임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운로드콘텐츠(DLC) 결제도 50% 많아 생태계 록인효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게임패스 이용자는 2500만명 수준이다. 지난해 1월 1800만명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속도가 빠르다. 액블 인수로 게임패스 이용자 증가 추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블리자드 산하 킹을 인수하며 모바일 게임 영향력도 확대한다. 2021년 제니맥스 딜에 소규모 모바일게임 스튜디오 알파독이 패키지와 묶여있던 것과 다르게 킹을 인수함으로써 모바일 게임에서 MS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다. 액블 3분기 제무재표를 살펴보면 액블은 콜 오브 듀티 F2P와 콜오브듀티 모바일을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통한 실적 개선을 꾀했다. 킹과 액블 F2P 관점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PC 플랫폼 플레이 행태 변화도 예측된다. PC 전자소프트웨어 유통망(ESD)는 밸브 '스팀'이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에픽게임즈 '에픽스토어', 유비소프트 '유비소프트커넥트(유플레이)' 등이 경쟁 중이다. 게임패스 게임이 증가할수록 구매해 플레이하는 게임 매력도가 떨어질 수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부문 매출 상승뿐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MS 애저 시장 점유율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MS 애저 서버를 사용한다. 클라우드 서버 시장 1위 기업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대결에서 점유율 상승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애저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매출은 마이크로소프트 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197억달러(23조원)을 들여 인수한 음성인식 프로그래밍 기업 '뉘앙스' 기술을 접목한 게이밍 환경 고도화도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MS는 라이브스트리밍 기업 '믹서'를 인수 게임부문에 활용한 바 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