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칼럼]전력반도체 새 도전으로 기회를 잡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전망은 밝다. 4차 산업혁명에 힘입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전기자동차(EV) 등에서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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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훈규 포스텍 교수

기술적 관점에서 전자기기의 다양화와 소형화로 인해 전통적인 실리콘(Si) 기반의 전력 반도체는 다양한 수요 기술과 기능 확대에 한계를 보인다. 이로 인해 '와이드밴드갭'(Wide Bandgap) 반도체 소재 기반의 차세대 전력 반도체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탄화규소(SiC) 전력 반도체 시장은 2019~2025년 연평균 30%의 성장이 예상된다.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0~2026년 70%의 연평균 성장이 기대된다.

국내 전력 반도체 시장은 약 20억달러로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원천기술 부족과 해외 특허 등으로 전력반도체 내수 시장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내 생산은 글로벌 시장의 2% 내외에 불과하다.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소량 다품종 생산 제조방식 전력 반도체는 성능 및 제품의 다양성으로 설계·제조·패키징·테스트 등 단계별 특화 기업에 의한 분업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기술집약적 중소·벤처기업이 참여하기 적합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근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한 전력 반도체 소형화, 고효율, 경량화 등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면서 전력 반도체도 새로운 변혁기를 맞았다. 시장은 이미 전력 반도체의 혁신적인 발전, 획기적인 제품 성능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력 반도체 발전을 위해 와이드밴드갭 소재까지 기술 개발이 요구되면서 정부의 전략적 투자로 선진국과 기술력 격차를 단시간에 줄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SiC, GaN 등 제품화를 위해서는 현재 기술 수준을 극복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와이드밴드갭 반도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중소·벤처 팹리스 기업의 시장진입 지원, 성장 단계별 지원 강화와 함께 팹리스와 파운드리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 민관 합동 대규모 인력 양성과 전력 반도체 기술 개발 투자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SiC, GaN, Ga2O3(산화갈륨) 등 와이드밴드갭 소재를 이용한 차세대 전력 반도체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이 시설, 장비, 인력 등의 한계로 신시장 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전력 반도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산·학·연이 함께 노력해 수입에 의존했던 제품을 국산화하고 대량 생산해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굳건히 다져 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선진국 반도체 정책과 우리나라 반도체 정책의 가장 큰 차이점은 투자 예산의 규모나 지속적인 투자시스템에서도 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같이 매우 성숙한 산업의 지속 발전과 성장은 민간의 몫이란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선진국은 기초과학, 산업기술, 인프라 투자 등 정부 역할론이 별도로 있다는 관점이 있다. 이제 우리도 와이드밴드갭 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좋은 시기를 맞았으니 부족한 점을 메우고 극복하는 지혜가 모이기를 기대해 본다.

전력반도체가 2030년 한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18% 수준에서 3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신훈규 나노융합기술원 부원장(포스텍 교수)shinhk@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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