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금융비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마침내 지난 5일 정식 출범했다.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원스톱 자산관리 서비스다. 예·적금, 카드, 보험, 증권 계좌는 물론 온라인쇼핑 주문내역, 통신료 납부내역 등 미로처럼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정보를 하나의 앱에서 원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카드 이용료, 구독 서비스 이용료 등 이체 날짜가 제각각이라 일일이 챙기기 힘든 지출 내역도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내 지출내역을 분석해 맞춤형 절약 팁을 추천해 주기도 하고,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해 주기도 한다. 온 국민을 위한 재무설계 서비스의 등장인 셈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금융기관 등 정보제공자는 표준 API 방식으로 이용자 정보를 주고받게 됨으로써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표준 API 도입으로 자산정보 조회 시간이 기존 스크래핑 방식 대비 최대 10분의 1로 단축됐다. 통합인증 도입으로 여러 금융회사 문을 일일이 두드릴 필요 없이 한 번의 인증으로 나의 금융정보를 전부 확인할 수도 있다.
올해 각종 납세증명과 연금보험료 납부내역 등 공공데이터까지 정보제공 항목에 포함되면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완결성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민국은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전면 시행하는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되었다. 이 성과는 금융당국과 마이데이터 사업자, 정보제공자 등 모든 플레이어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이데이터 도입으로 정보제공 의무를 지게 된 정보제공자들과 마이데이터 사업자들도 API 연동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이슈를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해 왔다.
특히 금융당국은 사업영역부터 업무방식까지 서로 다른 금융업권 사업자들을 아우르는 표준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업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의견을 조율하면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업권 간 이해관계가 대립했던 정보 제공 이슈들도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조정과 중재로 양보와 타협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의 금융데이터 이동망을 갖추게 되었다. 이제 막 흐르기 시작한 마이데이터 수로에 53개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목표로 닻을 올렸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에 그래왔듯 이용자들에게 편리하고 혁신적인 금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마이데이터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몇 가지 숙제도 남아 있다.
개인 정보를 다루는 만큼 보안은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신뢰의 원천이다. 모든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각종 침해사고로부터 소비자의 정보를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API로 제공되는 정보의 범위를 추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업권 간 이해관계를 떠나 건전한 마이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위해 모든 플레이어들이 합심하여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마이데이터 정식 출범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질서 있는 경쟁 속에서 마이데이터 제도가 국민의 생활 속에 안착하기를 기대한다.
장성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처장 zletter@korf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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