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모든 소프트웨어(SW) 기술을 내재화한다. 미래차에서의 SW 중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결정이다. 이를 위해 SW 인력도 대규모 채용했으며 미래차에 필요한 다양한 SW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마르쿠스 쉐퍼 메르세데스-벤츠 AG 이사회 멤버 및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지난 3일(한국시간) 콘셉트카 '비전 EQXX' 관련해 디지털(온라인)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벤츠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CES 2022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주요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미래차 계획을 소개했다.
쉐퍼 CTO는 “SW는 미래 가장 핵심 부분으로 반도체 등 하드웨어(HW)와 분리해 내재화를 진행 중”이라며 “7000명의 SW 엔지니어를 채용해 독자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체, 인포테인먼트, 라이다 관련 SW를 개발한다”면서 “2024년에는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새로운 운용체계 'MB.OS'를 차량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차량 내부 SW도 중요하지만 차량 테스트, 차량 개발, 시험 및 생산 등에서도 SW는 중요하다”며 “콘셉트카 비전 EQXX도 벤츠가 직접 SW를 개발함에 따라 개발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비전 EQXX가 1000㎞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약 100㎾h의 고용량 배터리팩을 탑재했을뿐 아니라 전장부품의 에너지 소비를 줄여 효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쉐퍼 CTO는 “열 관리와 부품 등에 전력을 낭비하기보다는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했기에 차량 내 에너지 소비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라이팅, LED 스크린, 컴퓨터 등 소비 전력 효율을 높이는 데 신경썼다”고 말했다.
그는 “내연기관차는 모든 컴퓨터와 장치가 주행 중 켜져있지만 비전 EQXX의 모든 구성요소는 중앙 컴퓨터에 의해 사용하지 않을 때 절전모드로 전환한다”고 덧붙였다.
“좌측 A필러에서 우측 A필러로 이어지는 48인치 디스플레이는 전력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미니 LED 디스플레이로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비전 EQXX를 통해 선보인 기술은 2024~2025년 선보일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 적용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5년 선보일 전기차 플랫폼 'MB.EA'와 이전까지 중소형 승용차에서 활용할 'MMA' 플랫폼에 관련 기술을 녹여낸다.
쉐퍼 CTO는 “미래 양산 모델에도 비전 EQXX를 통해 얻은 혁신과 성과를 점차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아키텍처는 전기 구동 시스템부터 공기역학, 배터리, SW, 사용자경험·인터페이스(UX·UI), 지속가능한 소재까지 모든 구성 요소들을 포함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비전 EQXX 수준의 주행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