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비대면 수요는 사회 각계로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웹캠을 활용한 소수의 화면공유나 영상 플랫폼을 통한 일방향 중심 소통에 이어 게임 환경과 같은 오픈 필드에서 아바타를 활용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펼치는 '메타버스'가 화두가 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주목 받으면서 중소게임사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가 관심을 받고 있다. 회사는 샌드박스형 자유도를 극대화한 게임 '디토랜드'를 토대로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 네이버제트 '제페토', SK텔레콤 '이프랜드' 등에 버금가는 유력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이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디토랜드 개발사인 유티플러스의 유태연 대표는 게임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는 근본 프레임을 넘어 소통채널로 진화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강조하며, 플랫폼 자체보다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는 어떤 기업인가.
▲2006년 설립된 게임 개발사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탈리온',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쉐도우블러드' 가상현실(VR) 게임 '도자기' 등 PC부터 모바일까지 디바이스 환경 전환에 맞게 게임을 개발하면서 기술과 노하우를 누적해왔다.
-임원진이 게임업계에서 상당한 이력의 소유자다. 결집하게 된 배경은.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발자 출신으로서 프로세스와 문화를 꾸준히 가다듬으려 보니 안정화가 됐다. 이 점이 대내외적으로 잘 비친 모양이다.
-창업 이후로 그래픽성 높은 게임을 개발해왔다. 샌드박스형 게임 '디토랜드' 개발 배경은.
▲RPG 등 규모 있는 게임을 만들 때는 계획과 작업 과정이 꽉 짜여진다. 이를 오래하다 보니 어느 순간 새로운 아이디어 반전이 없을까 생각했다. 사용자 스스로에게 자유도를 주는 게임콘텐츠를 구상하면서 디토랜드에 이르게 됐다.
-기존 게임과 디토랜드의 프로세스가 다른 만큼 마음가짐도 달랐을 것 같다.
▲프로세스도 성향도 달랐다. 저를 비롯한 개발자는 사용자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가 만든 것을 제공하고 생각을 들어왔던 기존과는 정반대 상황이었다. 서바이벌·크래프트·빌딩 등 다양한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User Generated Contents)를 통한 유입이 핵심인 샌드박스형 게임으로서 유저가 만든 것에 맞게 정리하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단순해 보이지만 자신이 직접 만든 게임을 무작위로 가볍게 즐기는 모습 자체가 최근 트렌드였고 내부 개발자와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개발된 지 17년된 '로블록스'와 15년차 '마인크래프트' 등을 제외하고 여타 게임이 파생되지 않은 것은 어쩌면 자유도를 해치는 게임 요소를 반영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네트워크 자원의 수요도 높아졌을 것이다.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디토랜드는 알파버전이다. 출시 전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하고자 했지만 크리에이터 섭외나 피드백 등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던 찰나에 샌드박스형 자체가 접근법이 다른 만큼 서비스 방식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빠르게 오픈해서 사용자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피드백을 얹는 형태로 접근하게 됐다.
디스코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크리에이터와 사용자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으며 업데이트 작업을 거듭하고 있다. 네트워크 자원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사용자 트래픽을 기준으로 유동적으로 대응하고, 이후 확대될 트래픽에 맞춰 콘텐츠 고속전송 서버집단(CDN:Content Delivery Network) 관리를 적정수준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서비스 간 에피소드가 있다면.
▲서비스 이후 어느 날 새벽 1~2시쯤 디스코드 소통방을 통해 '즐겨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받고 들어가 보니 생각 이상의 수준 높은 콘텐츠가 쌓여있더라. 게임 기획을 위해 몇 달을 팀원과 함께 머리 싸매면서 했던 기억이 스치면서 상상외로 높은 수준의 제작자분이 많다는 것과 함께 기술접근성과 흐름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캐릭터나 필드 등 개발 구축과 함께 기술 연동을 검토해본 것은.
▲여러 메타버스 요소다. 보이스챗이나 영상회의 솔루션, 문서공유 등 오피스 기능은 이미 적용 검토 중인 상황이다. 다양하게 개발된 모바일 기술과 연동성도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이미지 저작권을 자동으로 검토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적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VR 등과 연동도 검토하겠지만 당장은 2D 형태에 보다 신중을 기울이면서 저변을 넓혀가는 게 필요하다.
-인디크래프트, tvN 즐거움랜드, 반딧불이 공연 등 문화산업과 협업이 두드러진다. 이유는.
▲디토랜드는 하나의 '메타버스 테마파크'를 염두에 두고 활성화 중인 플랫폼이다. 상담이나 교육, e커머스까지 다방면 활용이 가능하지만 단순 공간 대체 효과보다는 기존 영역과 놀이 요소의 합일을 이끌어내는 데 방점을 둔다. K-팝이나 웹툰, 영화 등 K-컬처와 연대성을 이어가려고 노력 중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 메타버스는 어떻게 되리라 보나.
▲한 번 경험해본 것에 대해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메타버스도 새로운 트렌드로 거듭 발전해나갈 것이다. 마치 사스 때 등장한 중국 내 앱쇼핑 문화나 유튜브 등장에 따른 콘텐츠 다변화가 이뤄졌듯 말이다. 메타버스 역시도 컨벤션이나 세미나 등 실제 공간에서는 어려운 것들도 간단하게 그리고 수준 있게 만들 수 있게 된 지금 패러다임도 다양하게 바뀔 것이라 본다.
- 메타버스 발전에 있어 핵심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선 이용자에게 낮은 문턱과 함께 여러 방향을 아우를 수 있는 범용성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로블록스' '제페토' '이프랜드' 등이 최초 모태인 게임이나 SNS 성격에서 벗어나 범용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 방증이다. 이후에는 전문 플랫폼으로 분화가 일어날 텐데 그때 필요한 킬러 콘텐츠와 전문성 확보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 활성화에 따른 유티플러스와 '디토랜드' 준비는.
▲자유도와 접근도를 보다 높이기 위해 한층 더 쉬운 플랫폼 구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서비스 단계 고도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앞서 말했던 기술적인 부분과 함께 기업협력을 통한 성과는 물론 일선 유저들의 활동 가능성을 꾸준히 넓혀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메타버스 테마파크'라는 우리만의 정체성을 보다 확고히 하는 노력도 꾸준히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투자 유치 러브콜을 다방면에서 받고 있다. 유티플러스와 '디토랜드' 비전은.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서 사용자 스스로가 콘텐츠를 생성하고, 즐기며, 수익까지도 발생할 수 있는 소위 '게임계 유튜브'가 될 것이라는 데 핵심이 있다. 이를 위해 개발자부터 임직원, 사용자 가릴 것 없이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기업 구조와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더욱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는 게 유티플러스와 '디토랜드' 비전이다.
-계획과 포부.
▲내년쯤 실사풍 콘텐츠 업로드가 가능한 툴을 업데이트하는 등 사용자 활약을 도울 수 있는 개발 노력을 거듭하겠다. 개발자로서 압박받던 것에서 벗어나 가상 세상과 게임을 사용자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데 기쁨을 느끼며 즐기고 싶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