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적용한 맞춤형 학습 앞세워
천재교과서·아이스크림에듀 등 경쟁
몰입도 높은 교육환경·커리큘럼 제공
서책형 벗어나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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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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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대상 디지털 교육 시장이 폭풍 성장하고 있다. 실시간 영상교육, 인공지능(AI)에 메타버스 교육까지 등장하며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중소·중견 교육기업에 학습지 대기업까지 가세하며 초등 디지털 교육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전용 학습기 기반 '아이스크림홈런'으로 열어제친 초등 디지털 교육 시장에 천재교과서 '밀크T'에 이어 비상교육 '와이즈캠프', 메가스터디교육 '엘리하이'가 진입했고 학습지 대기업 웅진씽크빅·교원·대교까지 가세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교육기업은 전용 학습기를 비롯 에듀테크로 제공되는 초등 디지털 교육 시장 규모를 최대 2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학습지 시장 '빅3'로 불리는 교원·웅진씽크빅·대교 등 3사 매출 합계를 넘는 수준이다. 이들도 매출 절반을 에듀테크 부문에서 창출하고 있다.

전통적 교육출판기업이 디지털 교육 시장 공략에 착수하면 3조원대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교육 수요가 폭증, '홈스쿨링'에 대한 학부모 관심이 높아졌다. 인터넷 동영상을 보거나, 일대일 맞춤형 관리 등을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가 급증했다.

천재교과서(밀크T), 웅진씽크빅(스마트올), 아이스크림에듀(아이스크림 홈런)은 각각 10만~ 15만명 회원 수를 확보했다. 초등 전 과목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학습 프로그램을 예비초, 유아동(키즈), 중등까지 연령층을 확대하며 이용자가 증가 추세다.

인공지능(AI)기술을 적용한 맞춤형·수준별 학습을 내세우며 치열하게 선두 다툼 중이다. 겨울방학은 이들간 경쟁의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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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교과서와 아이스크림에듀간 경쟁은 초등 교과서 시장에서도 진행 중이다. 새해부터 초등 3~4학년 사회·과학·수학 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정으로 전환된다. 학교마다 검정과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자유롭게 선택, 주문할 수 있다. 천재교과서와 모기업 천재교육은 40년 업력의 전통적인 초등 교과서 강자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사인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올해 디지털 교육 기업으로선 처음으로 교과서 시장에 진입했다.

그 결과, 천재교과서(천재교육)와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주문부수와 단일 회사 서책 기준 점유율로 1위를 각각 기록했다. 초등 교과과정과 연계될 수밖에 없는 초등 전과목 학습 프로그램 특성상 양사 모두 교과서 시장 점유율 1등을 내세우며 이용자를 확대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학습지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초등 전과목 디지털 교육 시장에 눈을 돌렸다. 에듀테크 투자에도 공격적이다. AI학습에 이어 에듀테크 특허 32건 확보, 증강현실(AR), AI수학 연산, 대치동 유명 학원 강의 등도 지속적으로 추가했다. 가상 학교세계 콘셉트의 메타버스 서비스도 구축했다.

인터넷강의(인강) 분야 중견 교육기업인 메가스터디교육 엘리하이와 비상교육 와이즈캠프는 중등 인강 분야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등 디지털 교육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비상교육은 현준우 러닝컴퍼니 대표에 중등인강 브랜드 '수박씨닷컴'을 성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와이즈캠프와 에듀테크 플랫폼 사업 완성을 맡겼다.

교원그룹은 10월 메타버스 교실과 실사형 AI튜터로 무장한 '아이캔두'를 선보였다. 몰입도 높은 교육환경 구성과 교과서 검정체제 전환에 대비해 출판사별 교과과정에 맞는 커리큘럼 제공에도 애썼다. 이에 앞서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전폭적 투자와 8월에는 교육사업을 전문경영인 중심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하며 에듀테크 분야 '초격차'에 앞장설 준비도 마쳤다.

대교는 올해 초부터 대표이사 교체와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외부 영입으로 디지털 전환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진행했다. 우선 국어, 영어, 수학 주요 교과목 위주 학습서비스인 '대교 써밋' 브랜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교육 사업을 강화했다. 대교 써밋은 AI가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눈높이 선생님의 맞춤 지도를 제공한다. 새해에는 초등 전 과목 AI 학습 프로그램인 '마카다미아 올인원'을 출시, 관련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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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연간 사교육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으로 약 21조원이다. 지난 해와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사교육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오프라인 학원은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이는 전체 학생 기준이며,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만을 기준으로 하면 학습 결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인당 사교육비 지출 규모 자체는 커졌다는 분석이다.

초등 교육시장은 저출산 영향으로 학령인구는 급감하고 있으나 높은 교육열과 교육 서비스 질의 향상 등으로 지속 성장 중이다. 교육부·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 중 사교육 참여학생 기준 초등학생 사교육비 비중이 가장 크고 참여율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업계는 전통적 학습지나 교재와 같은 서책형에서 탈피, 디지털 교육으로 적극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교육 방향성은 단순 암기형 교육이 아닌 학생들에게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에 대한 역량을 길러주자는 방향으로 자리잡았다. 학교에서 멀티미디어 기반 디지털 교과서 확산과 초등 국정 교과서 검정 전환 등 교육과정 재구성도 교육시장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전통적 교육출판 기업도 디지털 교육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매출 정체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경험했다”며 “4차 산업혁명의 진전과 업체간 경쟁적 투자로 서책과 대면 중심 교육시장이 비대면 디지털로 전환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