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기 살리는 적극행정]<중>상생협력으로 중기-소상공인 어려움 극복

정부의 적극행정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낳는다. 대기업과 기술분쟁으로 수년을 골머리를 앓던 중소기업은 물론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던 소상공인의 고민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었다. 나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과 소상공인의 협력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했다.

◇5년간의 기술분쟁...적극행정으로 해소

선박엔진용 피스톤을 생산하던 중소기업 삼영기계는 현대중공업과 5년간 기술분쟁을 겪어왔다. 현대중공업이 납품업체 이원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삼영기계와 공동 개발한 제품설계 기술을 제3자에게 제공한 것이 분쟁의 발단이 됐다.

중소기업에 대기업과의 기술분쟁은 즉각 경영 위기로 이어지곤 한다. 기술침해에 따른 입증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3~6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소송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소송 비용도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술침해 행정조사'를 통해 쉽사리 풀리기 어려운 기술분쟁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다. 중기부는 기술보호법 제8조2 제3항을 적극 해석해 2018년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근거로 중기부에서는 기술침해 행정조사 신고를 받으면 조정·중재를 권고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중기부는 2019년 6월 사건 접수 직후 상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이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까지 조사를 중지하도록 협의를 마쳤다. 같은 해 8월 공정위 결과 발표 이후 올해 4월 조사를 재개해 조정을 권고했고 이후 당사자간 미팅을 통해 지난 9월 최종 합의안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중기부를 중심으로 꾸려진 상생조정위원회와 기술침해자문단이 역할을 했다.

중기부의 상생협력 프로세스에 따라 민·형사상 분쟁과 각종 행정소송 등 12건에 이르는 모든 분쟁은 마무리될 수 있었다. 거래 재개 역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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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9월 2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술침해 행정조사 절차에 따른 첫 분쟁 해결 브리핑을 한 뒤 강영 현대중공업 부사장(왼쪽), 한국현 삼영기계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적극행정으로 백년가게도 밀키트업체로 변신

코로나19로 위기를 겪는 백년가게를 밀키트 공급 기업으로 변신한 것 역시 적극행정이 가져온 결과다.

중기부는 국내 밀키트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스타트업 프레시지와 자상한기업 협약을 체결했다. 중기부에서는 밀키트 생산과 유통, 판로개척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프레시지에서 부담하도록 하고, 일반 식당보다 높은 판매수익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수차례 백년가게와 협상을 진행했다. 레시피 유출과 불공정 거래를 우려해 쉽사리 밀키트 개발에 참여하지 않던 백년가게는 중기부의 적극적인 설득에 믿고 참여를 결정했다.

그 결과 백년가게 입장에서는 식당 운영 수익 외에도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프레시지 입장에서는 다양한 밀키트를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상생협약을 거쳐 프레시지에서 출시된 밀키트 상품은 총 11종에 이른다. 이후 이마트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으로 협업이 확산됐다. 백년가게 1호 밀키트로 선정된 이화횟집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백년가게 밀키트와 기술분쟁 해결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우수 사례”라고 전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