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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5가 서울 을지로 센터원 E-pit에서 충전하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충전소 확대입니다. 현재 판매되는 전기차 대다수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최대 400㎞ 수준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개발하는 것을 넘어 직접 충전 인프라 경쟁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전기차 약점으로 꼽히는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보완해 시장을 키우려는 의도입니다.

단순히 많은 충전기가 있다고 해 충전 자체의 불편함이 완벽히 해소되진 않습니다. 전기차 충전에는 내연기관차 주유보다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올해 국내에 급속 충전을 넘은 초고속 충전소가 등장하면서 이런 우려가 크게 줄었는데요.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를 세우면서 장거리 충전 인프라 확보는 물론 충전 속도까지 대폭 개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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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과학관에 들어선 E-pit 전경.

Q:전기차 충전은 어떤 방식이 있나요.

A:지금까지 전기차 충전은 속도에 따라 크게 급속과 완속으로 구분해왔습니다. 일반적으로 급속 충전은 배터리 용량 80%까지 충전까지 30분에서 1시간이면 도달합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공기관 등 외부에 설치된 충전기 대다수가 급속 충전기입니다. 급속 충전을 80%까지만 권장하는 것은 배터리 수명을 보호하고 과충전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완속 충전은 7㎾ 기준으로 방전 상태에서 완전 충전까지 평균 9시간이 소요됩니다. 일반적으로 스탠드형 충전기 설치가 어려운 주택이나 아파트 같은 곳에 많이 설치합니다. 완속 충전은 속도가 다소 느리지만 배터리 성능이나 수명 저하를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급하게 충전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한 휴대용 충전기도 있습니다. 220V 전원에 꽂아 사용하는 방식인데 충전 시간이 19시간 이상일 정도로 느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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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E-pit 전경.

Q:전기차 초고속 충전소는 어떤 곳인가요.

A:올해부터 장거리 주행에 나서는 전기차 운전자 편의를 위해 국내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 12곳과 도심지 4곳에 초고속 충전소가 들어섰습니다. 초고속 충전소는 기존 급속 충전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주유소 개념의 충전소를 말합니다.

현대차그룹이 만든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E-pit이 대표적입니다. 그동안 전기차 충전은 주차 공간 일부를 활용해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이었지만 E-pit은 전기차를 위한 새로운 개념의 주유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충전소를 캐노피 구조로 세워 충전 중인 차량과 고객을 악천후로부터 보호하는 등 편안한 충전 공간을 제공합니다.

E-pit은 기존 급속 충전기보다 3배 이상 높은 350㎾급 고출력 충전기를 사용합니다. 덕분에 현대차 아이오닉5나 기아 EV6 기준으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8분만에 충전이 가능합니다. 충전을 위해 휴게소에서 오래 머물러야 했던 과거에 비해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E-pit은 현대차그룹 주도로 세웠지만 DC콤보 타입1 충전 규격을 쓰는 전기차라면 제조사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플러그앤드차지(PNC) 방식 결제를 도입해 케이블을 꽂으면 자동으로 회원 인증과 충전, 결제를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올해 4월 공식적으로 문을 연 E-pit의 가입 회원 2만명을 넘을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연내 서울역사, 광명 오토랜드, 제주 등에 E-pit를 구축해 내년 상반기부터 운영을 시작합니다. 판교와 광주 등에도 E-pit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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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중인 아이오닉5 전기차.

Q:앞으로 전기차 충전소는 얼마나 늘어날까요.

A:앞서 소개한 현대차그룹 E-pit처럼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충전소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충전 인프라가 깔려야 차량을 많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성공 사례도 충전소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입니다. 테슬라는 세계 3000여곳에 자체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운영하며 전기차 선두 업체로 올라섰습니다. 폭스바겐은 유럽과 중국, 북미 등에 2025년까지 4만5000개 충전기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제너럴모터스(GM)도 미국 전역에 4만개 충전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유사들도 탈석유 시대를 앞두고 기존 주유소를 활용한 충전소 구축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충전 인프라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입니다. 정유사들은 주요 거점 소재 계열 주유소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GS칼텍스는 2019년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 전국 70여개 주유소와 LPG 충전소에서 100여기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SK에너지는 2023년까지 전국 190개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에쓰오일도 올해 4월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습니다. 주유소가 전기차 충전까지 가능한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빠르게 탈바꿈할 전망입니다.



[관련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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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미래 권력', 권용주·오아름 지음, 무블출판사 펴냄.

앞으로 10년, 이동 수단의 모든 질서가 바뀐다. 이 책은 전기차 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시장 변화를 예견한다. 기존 자동차 기업은 물론 애플과 화웨이, 삼성전자 등 새로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전략을 보여준다. 승차 공유나 전동킥보드 등 새로운 플랫폼 형태의 모빌리티 서비스 미래도 조망한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 방향과 해결 과제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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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첨단기술 교과서', 톰 덴튼 지음, 보누스 펴냄.

전기차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기술 교양서다. 전기차 역사와 종류는 물론 구조와 작동원리를 해설한다. 이 책은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전기차를 기술적으로 올바르게 이해하길 원하는 사람을 위해 모터와 배터리, 기타 제어 시스템과 구성품을 구조와 원리 측면에서 상세하게 설명한다. 폭스바겐과 볼보, 테슬라 등 제조사 80여곳이 제공한 데이터와 사진 자료도 담았다.

주최: 전자신문, 후원: 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