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파트 월패드(주택관리용 단말기) 해킹 사태 이후 사생활 유출 불안이 급속도로 번지는 가운데 현실적인 보안 대책으로 '물리적복제방지(PUF)'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PUF는 SW 기반 보안 솔루션이 가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에도 손쉽게 적용이 가능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월패드 해킹 사고를 계기로 망세대 간 망분리 의무화 조기 시행을 모색 중이다. 월패드와 같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홈 시스템은 대부분 관리사무소 서버에서 통합 관리되기 때문에 단지 내에서 일어나는 해킹에 취약해서다.
하지만 인터넷망과 댁내망 분리를 위한 신규망 구축 등에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이 소요돼 건설사나 입주민 모두에게 부담이라는 게 정책 당국의 고민이다. 정부와 별도로 건설사와 홈네트워크 단말 제조업체 등도 실효적 기술 대안 찾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건설사·입주민 부담을 덜어주고 공사 기간도 비교적 짧은 PUF 기술을 현실적이면서 경제적인 보안 대책으로 파악하고 있다. 단지 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서버단 또는 각세대 내 월패드 단말에 간단히 PUF칩을 심어 사용자 인증 강화는 물론 펌웨어 보호 등 물리적으로 보안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H건설사는 최근 긴급 임원회의를 갖고 아파트 내 월패드 수리·교체 분부터 PUF칩을 내장키로 하고 관련 업체와 물량 수급 논의를 시작했다. 신규 분양아파트에도 최우선 적용한다. 홈네트워크 제조업체인 C사 역시 PUF 방식을 포함한 다각도의 기술적 대안을 찾아, 현재 관련 업체와 협의를 지속중이다.
김동현 ICTK홀딩스 사업총괄은 “PUF 보안방식은 이미 ISO(국제표준화기구)와 GSA(세계반도체연맹)이 'RoT(신뢰점) 구축의 핵심 요소'로 주목하고 있는 최신 기술”이라며 “국내서도 관련 기관의 IoT 보안 해설서에 '요구사항'으로 적시되는 등 기술적 신뢰성과 경제적 효율성은 이미 공식 검증된 상태”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