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사태에 대비해 새로운 국제 조약을 추진한다고 NPR 등 외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WHO는 최고의결기관인 세계보건총회(WHA) 특별세션을 소집하면서 팬데믹 대응을 위한 새로운 국제 조약 논의를 시작한다. WHO에 가입한 194개국 대표들은 29일부터 3일간 열리는 원격회의를 통해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국제 규범에 관해 논의하게 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모든 이들이 우리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글로벌 시스템의 실패를 목격했다”면서 국제사회가 코로나19 대응에 제대로 협력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초기 대응 속도와 투명성, 정보 공유를 비롯해 백신 공급 문제까지 미흡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WHO가 각 국가에 명령할 권한이 없는 것이 이 같은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현재는 게임의 규칙이 없는 상태”라면서 “팬데믹과 같은 공동의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국가에 의무를 부과하는 법과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HA 특별세션 의제 상정에 관해서는 “미래 보건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국가들이 구속력 있는 협약을 통해 다가올 팬데믹을 더 잘 관리할 수 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국제조약은 특별세션에서 논의된 뒤 채택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국제 조약에는 구체적으로 회원국들이 정부간 협상기구(INB)를 꾸려 늦어도 내년 3월 1일까지 첫 회의를 열고 공동의장 2명과 부의장 4명을 선출, 8월까지 초안을 수립한다는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3년 연례 보건총회에는 중간 보고서를 제출하고 2024년 최종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목표다.
이에 관해 NPR은 실제로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매체는 “정치적 지도자들에게 자국의 이익을 살피기보다 훌륭한 세계 시민이 되라고 요구하는 일은 설득력이 떨어진다(hard sell)”고 썼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정상과 함께 미래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국제 조약을 마련하는 등 국제 보건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글을 공동 기고한 바 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