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D-100] MZ세대는 이념·지역보다 '이슈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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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내년 3월 치러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내년 대선은 유례없는 지지층 '영끌'과 초접전 박빙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박빙의 승부에서 MZ세대의 표심이 향하는 곳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합친 말이다. 현재 2030 세대 청년층을 지칭한다. 청년층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 속에 가중된 취업난, 집값 폭등 등으로 경제적 고통을 호소한다. 또 공정한 기회,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삶과 경제적 능력을 갈망하는 경향이 크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자신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직접 대변해줄 수 있는 대선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전자신문은 4개 정당 청년당원들과 좌담회를 열고 2030세대가 바라본 정치권과 대선 후보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참석자](국회 의석수 순)

△박한울 더불어민주당 청년당원

△박성민 국민의힘 청년당원

△이도영 정의당 청년당원

△김건 국민의당 청년당원

△사회=조정형 정치국제부 정치팀장

-20대 대통령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청년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박한울(더불어민주당 청년당원)=노동자간 임금 격차가 크다. 수도권 내에선 자산 격차가 심하다. 청년들이 스스로 일을 해서라도 차후에 만나는 상대와 결혼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게 맞을까, 노후는 안전할까 등 걱정이 계속된다. 청년들이 가장 원하는 건 본인이 원하는 미래가 예측 가능하게 설계됐으면 하는데 이런 바람과는 괴리감이 큰 게 현실이 다.

◇박성민(국민의힘 청년당원)=실력만큼 대우를 받는 삶을 바란다. 공정이라고 하면 식상할 수도 있는데, 실력만큼 인정받는 삶이 최우선이다.

◇이도영(정의당 청년당원)=다양성이 중요시되는 삶이다. 공통된 걸 찾자면 불안정한 시대에 대한 분노이다. 반작용으로 안정된 삶을 찾고자 하는 욕구다. 그 과정에서 조금 상충 되는 얘기일 수 있지만 능력 중심이 신자유주의 속에서 강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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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울 민주당 당원

◇김건(국민의당 청년당원)=시대 정신은 '사다리'라고 생각한다. 위로 오르는 '사다리'가 없어져서 파이가 작아졌다. 작아진 파이를 나눠 먹어야 한다. '사다리'를 놔 주면 공정성, 다양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디지털 전환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리더로서 대통령상은 무엇인지. 소속 정당 대선 후보는 그에 얼마나 가깝다고 평가하는지.

◇김건=미래를 내다보고 제대로 대비하는 리더가 바로 국민의당 후보인 안철수 대표다. 첨단 과학 기술에 해박하고 코로나19 초기부터 코로나 백신을 조기 확보하자고 이야기했다. 코로나 거리두기 상황도 과학적 근거로 거리두기를 재편하자고 제시했다. 교수, 의사, 개발자 등으로 활동해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있다. 대선 후보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정책 1순위는 555 공약이다. 다섯개 초격차 기술, 다섯 개 글로벌 선도기업, G5 경제강국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추가 보완했으면 하는 정책도 있지만, 공약을 차례차례 발표하는 중이다. 1호 공약뿐만 아니라 청년층 공약도 차례로 내놓고 있다. 보완해야 할 점은 결혼문제나 저출산 문제를 사회 자본 확충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보완하면 좋겠다.

◇이도영=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전환까지 겹쳤다. 오히려 역으로 생각하면 사람이 소외받지 않는 리더십이 중요해지지 않나싶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이런 얘기들이 많은데. 많은 사람들이 기술적으로 뒤처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돌봄이라고 생각한다. 돌봄은 로봇으로 대체하기 어렵고,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불공정 이슈도 커졌다. 돌봄 노동을 하는 사람이 더 인정받게 하는 게 중요하다.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심상정 후보 정책 중에 친노동 정책, 이런 것들이 노동자임에도 인정받지 못하는 시민들한테 더 호소력있는 정책이 아닐까 싶다. 추가·보완해야 하는 정책은 보다 급진적인 부동산 정책을 해야 한다고 본다. 1가구 1주택, 좀 더 강하게 같은 곳에 두 채 이상 갖고 있다고 하면 실거주 조사해서 하자든지 이런 의제를 던져야 한다.

◇박성민=코로나가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촉진 시켰다. 청년들이 진입할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지금은 5000만명 국민 대부분이 똑똑하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정책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정책을 뽑아보면 촉법소년 연령 인하, 무고죄 강화, 음주운전에 형량 감경을 없애는 것 등이다. 무엇보다 다른 후보가 중국에 대해서 말을 잘 안 하는데 윤 후보는 다르다. 사드 재검토도 눈여겨볼 만하다. 외교는 국익이 최우선인데 윤 후보만큼은 눈치를 보지 않는 점, 리더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보완했으면 하는 정책은 검찰총장에서 행정부 수장 후보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불완전한 단계를 보완하면 좋지 않겠나 하고 있다.

◇박한울=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안 와도 빨리 전환될 수 밖에 없었는데 디지털 전환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게 디테일이다. 차기 리더는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10년 전만 해도 유튜브 개념이 없었는데 배달 노동자, 플랫폼 기술 등 디지털 전환으로 총 고용은 늘었지만, 고용의 질이나 임금의 양극화로 그들의 삶이 전혀 개선돼지 않았다. 코로나 시대에도 화이트 컬러 사무직은 재택근무나 연차를 자유롭게 쓴다. 하지만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은 오히려 생계 위협을 받고 못 살게 됐다. 앞으로 리더는 디테일을 민감하게 받아들여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작지만 중요한 정책을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이재명 후보가 가장 적합하다. 대선 후보 정책 중 1순위는 이 후보가 제안한 국토보유세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토보유세 정책으로 거둬들인 국세를 공평하게 나눠준다면 공공 개념이 더 강화되지 않을까 한다. 이 정책이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이 후보의 보완점은 실행능력이 정말 좋은데 듣고 있을 때, 얘기할 때 효율적으로 답변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상대방에 공감하는 모습을 더 키워주면 후보에 대해 공감을 느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이슈는 무엇이라고 전망하는지. 앞으로 100일간 변수로 예상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이도영=단기적으로는 종전 선언 이슈다. 매 정부마다 정권 말기가 되면 국가 평화 이슈나 남북대화 같은 것을 사용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이런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전쟁을 끝내고 평화와 통일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적 시도를 멈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한울=여야 양 후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 지난번 대선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윤 후보는 프롬프터 없으니 말 못하는 모습, 생각 없는 아프리카 노동자 발언 등 정치 토론에서 그런 말들이 생성될 것 같다. 재밌는 이슈가 발생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때 또 한번 지지율이 출렁이지 않을까 싶다. 안철수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였는데 토론회에서 말 한 번 잘못해서 홍준표 후보에 밀렸다. 대선 한달 남기고 그런 일이 발생했다. 지금도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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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 국민의당 당원

◇김건=대선 주요 후보들 비리 관련 이슈가 크게 작용할 것이다. 대장동 투기 의혹과 고발사주 사건 등이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쌍특검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 문제도 어떻게 구성이 될지 말지, 결과가 빠르게 나올지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박성민=우리 세대 표심이 어디로 갈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6070 세대는 산업화를 통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만들었다. 4050세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들었다. 이제 2030세대 표심이 어디로 가느냐 따라서 대통령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여부를 보면 알 수 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양강을 이루는 정도였다. 그런데 일상에서 마이크 잡지 못한 사람들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공감을 얻었고 서울 전역에서 보수세력이 이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정치인들이 2030 표심에 목숨을 거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2030 세대가 지금은 표심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2030 세대를 향한 애정행각들이 많이 나타날 것이다. 진정성이 어느 정도 있느냐에 따라 표심이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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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영 정의당 당원

-지난 총선부터 정치권의 2030에 대한 친밀감 표시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의 친2030 행보 진정성에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이도영=깔끔하게 0점이다. 0점보다 낮으면 마이너스 점수 주는 게 맞다. '이대남' '이대녀' 얘기가 많다. 20대 또는 30대를 호명하는데, 이들이 러브콜 부르는 20대가 누구인가 봤을 때, 펨코류의 남성중심적 커뮤니티의 일부 남자밖에 없다고 본다. 이들이 호명하는 이대남 중에 평택항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있었나 보면 없었다. 성 정체성 변화를 선택한 변희수 하사가 없다. 그게 굉장히 큰 지점이다. 또 청년들이 진짜 힘들어하는 게 주거·취업 문제다. 노동자 문제 이런 것을 아무도 말 안 한다. 이런 것들이 청년들이 정말 힘들어 하는 것이다. 거대 양당 후보 중 이런 문제를 말하는 후보가 없다.

20대 남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겠다는 게 아니라, 수많은 소수자들, 여성들을 묵살하겠다는 목소리로 읽힌다. 능력주의나 공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능력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은 청년 중 극히 일부 소수밖에 없다. 그것을 일반화하면서 수많은 청년들이 갇혀 있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무시하는 건 굉장히 큰 문제다.

◇박한울=정치권의 2030 행보가 진정성이 담겼다고 보기 어렵다. 민주당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4050세대가 박탈감 심하단 얘기를 어른들에게 듣고 있다. 그런데 따져보면 20대들이 잘 먹고 잘 살아야 부모님들이 노후에 덕을 볼 수도 있다. 자식들에게 지원하지 않을 수 있고, 자식들에게 벗어날 수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정치권이 얼마나 청년들에게 다가가는지 바라본다면 여전히 쇼맨십 성격이 강하다. 점수를 매긴다면 50점이다. 굳이 2030 다가간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라, 민주당은 180석을 갖고 있으니 입법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다. 커뮤니티를 찾아가서 그 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든지, 커뮤니티 의견을 대다수 의견으로 오독한다든지. 여자커뮤니티이든 남자커뮤니티이든 모두 똑같다. 그런 의견에 과잉 현혹돼서 행동하는 모습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책 실패로 2030이 실망한 것인데, 민주당이 스스로 잘해서 만회할 생각을 해야한다. 2030 세대에게 지금처럼 다가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더 많이 만나서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

◇박성민=원내에 2030이 얼마나 있느냐를 두고 점수를 주고 싶다. 정의당과 민주당, 기본소득당에도 있는데 제1야당에는 20대가 없다. 20점 정도다. 정치인들에게 진정성을 바라는 것은 큰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선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에게 자신의 정책을 팔아야 한다. 정책을 팔려면 2030을 위한 상품을 잘 만들어야 한다. 그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실질적으로 2030세대에 피드백이 돌아오는 과정이 생략돼 있다.

◇김건=정치권이 청년을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억지로 친청년 행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반해 청년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마지못해 하는 것 같다. 청년 정책은 반대로 많이 내놓고 있다. 정책적으로 많이 노력하는 것 같아서 30점 정도 준다. 청년을 대변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청년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 청년 정치인을 키우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대선 시기이니까 많은 청년들이 캠프나 정당 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이 참여해야 일반 청년들도 정치적 효능감을 얻을 수 있다. 청년에게 호소하는 정책이나 홍보, 마케팅, 감각이나 아이디어가 반영되면 좋을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2030에 대해 스윙보터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이런 해석에 대해 입장은 무엇인가.

◇이도영=지금 청년들은 마음이 오락가락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청년 세대가 가진 본질, 근원적 문제를 짚어 주는 정치 세력이 없으니까 그런 정치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진보정당 후보 입장에서 청년들이 가진 문제는 사회적 불평등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기성세대는 집을 이익창출 수단으로 보니까 청년들 살 곳이 없어진다. 노동자들은 서로 입장이 갈려서 청년들은 거기 껴서 살길이 없어진다. 한국 자본주의의 문제다. 지금 청년 세대가 이런 문제를 제대로 짚고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치 세력이 나타나면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 정의당이나 심상정 후보가 그런 정치 세력이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김건=스윙보터 라는게 어떤 후보들에게 투표할지 모르는 세력이다. 무당층을 세대별로 보면 20대가 많다. 2030에는 스윙보터가 많은 게 사실이다. 많은 만큼 투표율도 저조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20대 남자에게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하지만, 투표율은 세대와 성별 합쳤을 때 꼴찌였다. 표본수가 작고 기성세대보다 많지 않은 상황에서 투표율마저 낮으면 과연 청년들 목소리를 들으려고 할까 하는 걱정이 있다. 21세기 들어서 지금만큼 청년 열망이 뜨거웠을 때가 없었다. 투표를 포기하는 청년이 최대한 줄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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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국민의힘 당원

◇박성민=2030 합쳐서 1400만~1500만명이다. 하나로 뭉치지도 못하고 투표율도 저조하다. 기성 정치인들이 여의도 주변에 다니는 청년을 만나기 바빴다면, 이젠 일상으로 들어가서 일반 2030 청년의 가슴을 뛰게 하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 스윙보터를 잡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윤석열 후보는 과거 청문회 때 소신있게 말했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 여의도 화법으로 바뀌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다시 한 번 윤석열다움을 보여줬을 때 2030이 열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한울=2030을 나눠서 봐야 한다. 이슈보터라는 말을 쓰고 싶다. 사안사안마다 반응한다. 최근 오세훈 후보를 선택한 것도 그렇고 20대들이 총선에서 민주당을 선택한 것도 그렇다. 오세훈은 부동산 문제에 대한 분노 폭발이 반영됐다. LH에 대한 분노였다. 총선 직전에 민주당이 제시한 재난지원금, 세월호 사건에 대한 논란적 발언 등이 이슈였다. 그 때마다 20대들이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떤 세대보다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가 20대들이다. 넌 대체 무엇을 보고 투표하냐고 물어보면 정치에 평소 관심을 안 가지니까, 공약을 보고 뽑는다고 한다. 2030의 표를 얻고 싶다면 어떤 이슈를 갖고 가는가, 그 요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대선 후보라면 당장 어떤 일부터 할까.

◇박한울=지금보다 더 큰 재정확장 정책을 펼치겠다. 가계 부채가 높은데, 가계 빚을 부담할 수 있는 복지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하루만 자금 융통이 안 돼도 망하지만, 대기업은 3~4년 적자 나도 버틴다. 우리나라도 3~4년간 대규모 재정 확장을 해도 되는 상황이다.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완만하게 성장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박성민=공약보다는 지역주의적 전략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젠 지역주의적 전략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나. 영호남 가르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르는데 대한민국은 좁은 땅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총선 때 국민의힘 패배 사례가 보여준다. 영남표를 가져오려고 호남표를 포기했다. 이제는 세대별 전략을 가야 한다. 세대갈등 자체가 세대를 지나오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어떻게 20대 이슈를 가져오고, 4050의 박탈감을 해소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6070 세대의 연금 유지 등, 어떻게 세대 간 갈등을 좁히고 해결할 것인지 등이다. 영호남 같은 지역주의 벗어나서 세대별로 전략을 구상하고 공약을 짜서 세대별로 요구하는 정책을 펼칠 수 있는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

-지역 구도는 계속 나오지 않나.

◇박성민=호남에서 20대 지지율이 꽤 높게 나왔다. 어르신 세대에 지역주의가 강하지만 성장 세대에게는 지역이 큰 의미 없다. 대구만 봐도 혼자 살 수 없다. 그러니 호남과 힘을 합쳐 광역 철도를 놓자고 한다. 벽을 허무는 작업이 시작됐다. 기성세대는 지역주의가 남아 있지만 우리 세대는 현실이 더 중요하다. 대구에서 광주로 가는 직선 전철이 없다. 그런 것을 놔주면 좋다. 그런 상황을 대선 후보들이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건=지금 후보라면 위드코로나로 전환되고 거리두기 재편 상황에서 청년들과 오프라인 행사를 많이 자주 갖고 싶다. 형식이 단순히 간담회나 강연, 이런 일방적 소통이 아니어야 한다. 작위적 연출도 안 했으면 좋겠다. 청년들을 뽑는데 당원들로만 구성한다든가, 작위적 연출 말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고 싶다.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행사를 열고 싶다. 진솔한 목소리를 듣고 진짜 청년들이 무엇을 고민하는지 진솔하게 듣는 행사를 가지면서 열의를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스카우트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도영=한국 사회에서 가장 소외 받는 청년들이 모여있는 사회단체가 있다. 배달 노동자들이 있는 라이언 유니언, 민달팽이 유니온, 기후위기, 성소수자 단체 등이다. 청년들이 주도해야 한다. 이런 단체들과 원탁회의를 만들어서 심상정 후보가 집권하는 진보 정부가 예비 내각처럼 미래상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문제를 겪는 청년과 학생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교육을 해보고 싶다.

-당원이라고 했을 때 친구들의 시선은 어떤지

◇박한울=하나의 소통창구가 되는 것 같다. 부정적이진 않다.

◇이도영=진보 정당을 지지하는 친구들이 많다. 쌍방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당원 활동가 입장에서는 친구들이 바로 대중이다. 한국 사회 민중인데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들을 수 있다. 이 친구들에게는 왜 이런 의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왜 정치권에서 앞장서서 해야 하는가 얘기도 할 수 있다. 서로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

◇박성민=586세대 선배들 보면 대학에서 민주주의 외치고 활동했지만, 지금은 조금만 잘못해도 국민의힘 당원이라는 이유로 욕을 먹는다. 마녀사냥이 쉬운 게 2018년전부터 당원이었는데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대통령 탄핵 등을 이유로 몰매를 맞았다. 지나고 보니까 다들 지금은 정당을 가입하더라. 내가 당원인지 내색을 안 한다. 당원이 마치 당의 대표적 나쁜 사람이 되게끔 만들었다. 자유롭게 정치적 토론을 해야 한다. 이런 장들이 정치에 관심있는 청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2030세대를 대변하는 담론이 나온다.

◇김건=친구들에게 밝히면 신기해한다. 토론의 장이 없어서 민감한 얘기를 꺼내면 다른 생각 하는 사람과 토론 하다가 감정이 격해져서 싸우는 상황 있다. 가족들 중에서도 부모님과 정치성향이 다른 이유로 매번 싸우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선뜻 어느당 소속이라는 것을 쉽게 밝히지는 못한다. '국민의당 당원이 당당하지 못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모순을 느낄 때도 있다. 건전한 토론의 장이 많이 열렸으면 한다. 정치 얘기를 하는 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여러 이야기를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정리=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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