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 돌입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주요 대형 보험사의 데이터 제공·연동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마이데이터 업권이 일괄 참여하는 비공개테스트(CBT)가 시작한 지 한 달이 돼가지만 시장 점유율이 높은 주요 기업이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어 초기 마이데이터 서비스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초기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으면 사용자 확대가 어려워지는 만큼 마이데이터 사업자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 시장 다수 상위권 기업이 마이데이터 비공개테스트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상위 5개 내외 사업자가 각 보험시장의 40~50%를 장악하고 있어 상위 사업자 참여가 중요한데 이들 대응이 늦어져 전체 서비스 점검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의무정보제공기관에 속하는 생명·손해보험사 중 약 40%만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을 위한 비공개테스트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은 카카오뱅크와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속한 저축은행중앙회를 제외하면 시중 대형은행과 지방은행 등은 이미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권의 경우 주요 증권사 등 약 60%가량이 테스트에 참가하고 있다.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유독 보험업권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무정보제공기관은 고객이 정보 전송을 요구하면 해당 사실을 검증하고 고객 지시에 맞춰 개인신용정보를 전송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보험회사는 신용정보 제공자이자 이용자이다.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은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로 지정받기도 했다.
지난해 생명보험 시장의 55%를 차지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는 최근에서야 3개사가 테스트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1위 사업자인 삼성생명이 최근 테스트에 참여해 아직 데이터 연동·검증 시도가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4일 테스트에 합류했다.
손해보험 업계는 상위 사업자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중 2곳이 아직 테스트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중 한 사업자는 지난 23일에서야 테스트에 합류했다. 결국 손해보험 시장의 약 50%를 점유한 4개사 중 3곳 대응이 늦어지면서 전체 업권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비공개테스트 참여에 늦은 이유로 '잦은 시스템 업무정의서 변경'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일부 보장내역 변경이 생기면서 개발이 지체됐고 이후 검증·운영 일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신용정보원 마이데이터지원센터 관계자는 “구체 기업의 참여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보험업계의 테스트 참여가 타 업권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해 보험협회에 테스트 참여를 독려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