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정간편식(HMR) 업체 프레시지가 식이요법 전문 스타트업 닥터키친을 인수한다. 규모의 경제 달성과 제조원가 절감 등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프레시지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닥터키친을 자회사로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주식 교환 비율은 프레시지 1 대 닥터키친 0.25 수준이다.
프레시지는 밀키트로 불리는 HMR를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이다. 유명 맛집과 협업한 '백년가게 밀키트'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매출 127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밀키트 시장에서 약 65%를 점유, HMR 분야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프레시지는 밀키트 중심 포트폴리오를 건강식·특수식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닥터키친을 인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닥터키친은 환자 및 건강식 등 식이요법을 반영한 밀키트 사업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다. 신선식품 중심의 밀키트를 냉동이나 레토르트 등 전통 가공식품으로 확대하고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한 기업간거래(B2B) 식자재 유통 시장 진출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프레시지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PE)에 지분을 매각, 자금을 확보했다. 앵커PE는 프레지시 보통주 약 2000억원과 기존 주주 지분을 1000억원 규모로 사들여 현재 약 60% 이상을 확보한 최대 주주가 됐다. 앵커PE는 최대주주가 된 이후 모든 투자자의 종류 주식을 보통주로 전환하고 기존 주주와 신규로 주주 간 계약서를 체결하고 있다.
앵커PE는 프레시지의 사업 영역 확대 방향으로 경영을 이어 갈 것으로 관측된다. 사모펀드 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볼트온'(Bolt-on) 전략이 프레시지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볼트온은 유사 업체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경영 전략이다. 앵커PE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티켓몬스터, 지오영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했다. 프레시지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 분야 M&A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내 HMR 시장은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1000억원 규모이던 시장이 오는 2023년에는 5000억원으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HMR 시장 확대에 대기업 진출이 늘어나는 등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프레시지는 MHR 시장 1위지만 최근 용인공장 신축과 지속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 등 높은 고정비용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