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사업자 간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 기본원칙으로 '선계약 후공급'이 가이드라인에 명문화된다.
다음 해 채널 공급 이전까지 계약을 완료하도록 제도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사용료 규모를 고려해 투자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한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채널 계약 지연 등으로 인한 갈등 발생 가능성은 최소화한다는 접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공정한 콘텐츠 거래환경 조성을 위한 방송채널 대가산정 제도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29일 공청회를 개최한다. 지난 1년간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와 유료방송 상생협의체가 논의한 개선안 초안을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이 발표한다.
정부는 채널 선계약 후공급을 명시하기로 했다.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과 주요 PP는 연내 올해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선계약 후공급 원칙을 준수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선계약 후공급 적용을 위한 방송채널 정기개편 횟수 등 제도 정비도 추진한다.
선계약 후공급 제도는 6개월 정도 유예기간을 둔 뒤 내년 하반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유료방송 플랫폼과 PP는 내년 중 2022년 채널 공급 계약은 물론, 연말까지 2023년 계약을 완료해야 한다.
부실 PP 정리도 제도화한다. 방송채널 공급계약서에 계약종료 조건을 포함해 객관적 기준에서 PP 퇴출을 허용할 예정이다. 단 퇴출 PP 수는 특정 비율로 제한하고 PP가 퇴출 관련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도록 구제 절차도 마련한다.
프로그램 사용료 재원은 추가 논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기존처럼 기본채널 수신료에 한해 재원을 활용할지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일부 포함할지 논의한다. 기본채널 수신료로 재원을 국한할 경우 비용 공제를 최소화해 모수를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유료방송 플랫폼이 적정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 한시적으로 기준지급률을 도입하고 전년도 전체 지급액 대비 재원이 줄어들지 않도록 안전장치도 설정한다.
이외에도 프로그램 사용료 배분방식, 채널 평가방식과 거래 절차, PP 평가결과 공개방안, 지상파 방송·종합편성채널 제도 적용 여부 등에 대한 기준안을 제시하고 사업자와 학계 의견을 청취한다.
정부는 다음 달 선계약 후공급 원칙을 비롯해 유료방송 사업자 간 이견이 적은 내용을 중심으로 유료방송 채널 대가산정 제도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해결되지 않는 이슈는 지속 논의해 내년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추가 개정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내달 정부, 유료방송 플랫폼, PP, 종편 등 유료방송 시장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을 구성할 것”이라며 “쟁점 사안에 대해 추가 논의를 거쳐 개선안을 추가로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