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에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지명했다. 최근 미국에서 우려가 커지는 인플레이션과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성'을 택했다는 평가다.
미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유임하고 부의장에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팬데믹 이후 여러 과제에 직면했지만 일자리 560만개 창출, 실업률 4.6% 감소 등 경제를 되살리고 미국인을 일터로 복귀시키는 데 거대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이 같은 성과는 대통령의 경제 어젠다와 파월 의장 및 연준의 결단력 있는 행동에 따른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현대 역사상 가장 큰 경제 위기와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공격 등 전례 없이 어려운 시기에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는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우리 경제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고 완전 고용을 달성하려는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노력이 우리 경제를 이전보다 더욱 강하게 만들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명에 따라 2018년 2월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파월 의장은 내년 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4년간 두번째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파월 의장은 연준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물이지만 의장 취임 이후 2%대까지 미국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기도 했으며,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3월부터는 제로금리 시대를 여는 등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펼쳐 왔다.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파월 의장 유임과 관련해 “상원 인준까지 고려한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공화 성향인 파월 의장은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지명될 당시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84명의 지지를 받았다. 파월 의장을 지지한 84명 가운데 68명이 여전히 상원의원직을 지키고 있어 이번에도 인준 과정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연준 108년 역사상 부의장에 오른 세 번째 여성이 됐다. 파월 의장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에 더 가까운 인물이며 금융규제에 더 적극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