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콘협·음레협·음산협·음실연 등 협단체+네이버·지니, '디지털 음원시장 상생 공청회' 개최
스트리밍 중심으로 변화한 디지털음원시장의 흐름 속에서 팬덤들의 스트리밍 총공·최근 영탁 이슈로 다시 한 번 부각된 음원사재기 등 여러 난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업계 포괄의 브레인스토밍 기회가 마련됐다.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과 네이버 NOW.(나우) 플랫폼에서는 '디지털 음원시장 상생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번 공청회는 한국음반산업협회(음산협),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음레협),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연),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등 권리자·신탁자 중심의 협회와 네이버·지니뮤직 등 이용자 대표 플랫폼까지 음악산업 관련 전반을 아우르는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음원소비 패턴 변화에 따른 각 주체별 견해를 나누고 발전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공청회는 △주제발표 △패널토의 △기자 Q&A 등의 순서로 전개됐다.
먼저 주제발표로는 신종길 음레협 사무국장과 최광호 음콘협 사무총장이 각각 스트리밍, 다운로드 부문으로 나눠 최근의 음악소비 트렌드 변화와 그에 따른 음악산업 내 문제 등을 설명했다.
신종길 음레협 국장은 2010년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음악소비 패턴이 스트리밍 중심으로 바뀐 가운데, 저작권료 배분은 2000년대 마련된 음원판매횟수 기반의 점유율 비례배분제가 유지되면서 그에 따른 난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팬문화의 한 측면으로 불리는 '팬덤총공', 저작권료 편취를 노린 사재기 등으로 인해, 일부 아이돌 그룹들의 음원을 중심으로 조성된 상위 200위곡들이 전체 음원판매 점유율의 30% 이상 차지하면서 비주류 또는 마이너 아티스트들의 몫 자체가 침해받는 등 시장왜곡이 극심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최광호 음콘협 사무총장은 2012년 정액제·묶음다운로드 폐지 등 '스톱덤핑 뮤직' 운동을 계기로 2018년 적용된 문체부 징수규정 개정안 속 수익배분율 조정과 함께 제기된 3년간 단계적 할인율 폐지로 다운로드 판매량이 급감한 점을 가온차트 결과를 통해 제시했다. 또한 스트리밍 중심의 음원소비 정착 가운데서도, 다양한 루트를 통한 불법다운로드와 함께 음원소장 분위기가 있음도 역설했다.
패널토의는 모더레이터로 나선 정진근 강원대 법학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최광호 음콘협 사무총장, 김관기 음산협 사업국장, 이정현 음실연 이사, 신종길 음레협 사무국장 등 협단체 대표들과 함께 임승범 네이버 부장, 권오현 지니뮤직 팀장 등 플랫폼 관계자가 배석했다.
토의에서는 네이버의 사례발표와 함께, 현 점유율 비례배분 중심의 징수규정에 이용자별 정산(VPS)구조를 병합하는 데 따른 예상가치와 의의, 시사점들이 주로 논의됐다.
우선 네이버는 지난해 4월부터 병행중인 이용자별 정산에 대한 결과값들을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네이버는 온스테이지·뮤지션리그 등 인디뮤지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고심하던 바와 함께, 팬덤 중심의 시장변화와 정산금 편취형 사재기 증가 등 현행 비례배분제의 맹점을 일소하겠다는 취지와 함께 이용자별 정산제를 도입했다.
현재 330개 유통사와 22만팀의 아티스트에 적용중인 네이버의 이용자별 정산제는 일부 이용자들의 무한스밍에 따라 쏠림현상을 보이던 저작권료 정산액들을 비교적 정상범주까지 정립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패널들은 이러한 네이버의 사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현행 비례배분제와 이용자별 배분제 양립에 따른 시장의 초기 난점들과 각 주체별 이해관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기했다.
이정현 음실연 이사는 "코로나 전 방문했던 일본 타워레코드에 별도의 공간이 있을 정도로 K팝은 글로벌 인기강세다. 다만 싱어게인·팬텀싱어 등에서 보듯 비주류 실력자들은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음실연은 이미 정관상에 이용자별 배분을 반영하고 있다.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기존 징수규정과 이용자별 배분의 병행을 통해 신규 이용자의 유입은 늘이고 관련 혼란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권오현 지니뮤직 팀장은 "2018년도 징수규정 개정안에 따른 원가상승으로 다운로드 이용자가 급감한 것이 사실이다. 결합상품 개발과 플랫폼 이용자들의 할인이용 패턴 등을 감안해 다운로드 부문의 규정개편도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권 팀장은 "스트리밍에 따른 비례배분제와 차트 등은 시장과 주체별 추이, 시스템비용 등 다각적인 고려와 함께 판단해봐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관기 음산협 국장은 "협회 내에서는 기술발전과 함께 음원소비에 따른 정확한 저작권료 배분에 대한 가능성을 기대하는 시각이 있다. 또한 기존 정산시스템과 별도로 추가하는 데 따른 부담과 함께 이용자별 정산방식을 더하는 것만으로 음원사재기 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지 의문시하는 시각도 있다"라고 말했다.
임승범 네이버 부장은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네이버니만큼 시스템 구축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데이터 발생량이나 처리비용이 기존보다 커진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공정한 배분이 돼야 산업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해 추진했다. 이 문제는 하루 이틀로 결론날 것이 아니다. 상호합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광호 음콘협 사무총장은 "국내 각 음악산업 데이터를 수합하는 가온차트와 함께, 최근 글로벌 ISP 데이터도 함께 수합하고 있다. 음악중심의 스타마케팅 경향을 띠는 아이돌팬덤문화가 글로벌화되는 상황에서, 스밍총공 등의 모습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 사무총장은 "스포티파이 등 플랫폼과 미국 빌보드 등 차트에 이르기까지 비롯한 전세계적으로도 논제가 될 이 부분에 대해 선도적으로 공론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더레이터인 정진근 강원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해외 각국에서 느낄 수 있을만큼 한류의 폭이 점차 넓어지는 상황에서 어림잡는 것 보다는 정확한 배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논의기회가 주기적으로 마련돼 기존 산업견해와 변화의 현명한 공존을 유도해나갔으면 한다"라고 마무리지었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