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 NFT가 적용된 게임은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게임물등급위원회가 현행 게임법에 따라 2018년부터 지금까지 사행성과 환금성을 이유로 등급분류를 허락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게임 내 적용된 NFT가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다.
NFT를 가상자산으로 바꾸고 이를 다시 현금화할 수 있는 환금성과 NFT를 획득하기까지 이용자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우연에 의해 이뤄지는 사행성 여지를 먼저 해결하지 않는 이상 국내 유통이 요원할 것이란 게 게임위 입장이다. 게임위는 금융당국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송석형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서비스 팀장은 “블록체인 게임이 제도권 내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존 등급분류 거부 사유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NFT가 순수하게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에서 이용자 소유권을 인정하고 영속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며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되 현금화 차단 등 사행성 방지 조치를 선행하는 형태 등 사행성 우려에 대한 불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NFT를 활용해 자산을 획득하는 게임은 국내에서는 서비스 논의도 시작 못 했지만 글로벌 게임산업에서는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중소기업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용도였지만 최근에는 규모가 큰 기업. 게임이 기존 인기 게임에 NFT를 접목하는 시도를 늘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화폐가치가 낮은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NFT 게임 '엑시인피니티'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넌펀저블닷컴에 따르면 2019년 1600억원였던 NFT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4000억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성장하는 새로운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국내 서비스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초기 모바일 게임 시장을 거울 삼아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과거 스마트폰 게임시장이 형성될 때 모바일 게임은 게임등급분류문제 때문에 국내 서비스가 불가능했다. 이로 인해 초기 시장 진입이 늦어졌고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지 못한 게임사는 4~5년간 실적 감소에 허덕여야 했다. 앱마켓 사업자가 등급분류를 하는 자율등급분류 제도가 생긴 현재까지도 페이스북게임 같은 서비스는 등급분류 문제로 국내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등급분류 문제로 국내서비스가 제한적인 소셜카지노 게임 역시 반면교사다. 선점효과가 큰 시장이라 웹보드 게임으로 관련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국내 게임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석환 위메이드 위믹스 부문장은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사후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을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이 산업에 훨씬 더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아예 못하게 하기 보단, 신고제를 적용하는 등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