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과학기술(ICT) 기반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창업의 시대나 다름없다.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의 도전이 이어진다.
특히 여성인재들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네트워크 지원과 함께 성역처럼 여겨지던 창업에 대한 접근도가 보다 확대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평균 성공률 5%에 불과한 창업 도전에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주저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와중에 국내 여성벤처인들을 대표하는 한국여성벤처협회가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인재들과의 연계를 통한 선순환적 창업 문화를 형성해나가기 위한 노력을 펼쳐 관심을 모은다.
최근 마무리된 '전국 여대생 대상 벤처성장 챌린지'(여벤성지)는 창업을 희망하는 여대생 인재들과 국내 여성 벤처CEO 간 네트워크 형성과 함께 기업 간 새로운 시너지와 창업문화를 이끈다는 취지로 구성된 행사로 전국 대학가는 물론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공공기관에서도 긍정평가를 받았다.
'여벤성지'를 이끈 장혜원 한국여성벤처협회 공공협력단장(수석부회장·신흥정보통신 대표)를 통해 해당 행사는 물론 국내 여성 창업 문화에 대한 다양한 제언을 확인해봤다.
장 단장은 42년 업력 정보통신공사협회 기준 최상위급 개인·기업 통신망 인프라 구축기업인 신흥정보통신을 17년간 이끌어온 정보통신계 여성리더다.
-'여벤성지'가 최근 마무리됐다. 행사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올해로 2회째인 정부 '여성벤처주간'과 함께 열린 이번 행사는 지난해 수도권 6개 대학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대학생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확대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당초 협회의 거시적 목표를 지난 6월부터 본격 조직화하고, 네이버·교보생명 등 기업들과 중기부 등 공공기관 후원을 유치해 진행했다. 예선에만 141개 팀이 참가했고, 결선에는 총 20개 팀이 올라 주요 수상자들이 탄생했다.
-전국 단위로 확대된 '여벤성지' 추진 이유는.
▲한창 토론하고 과제하며 역량을 쌓고 꿈을 키워야 할 청년층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더욱 움츠러든 가운데 여성인재들의 의지도 많이 줄어들었다. 현직 여성벤처 CEO로서 미래 인재들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기업들도 힘들긴 매한가지지만 스스로를 다지면서 주위를 돌아볼 시기라고도 할 수 있는 현 시점에서 미래 인재와 현업 기업인 간 소통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여벤성지' 현장 반응은 어떠했는지.
▲141팀 대학생들의 아이디어 브리핑에 현직 여성 CEO들의 멘토링이 적극적으로 이어졌다. 또 아이디어를 함께 검토하고 지켜본 외부 심사위원은 물론 협회 임직원 등 모두가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었다.
특히 20팀의 최종 스피치와 함께 심사위원들의 모의투자 시뮬레이션이 펼쳐진 결선전은 참가팀 대학생을 비롯한 모두가 들뜬 마음으로 함께 했다.
-앞서 말했듯 참가팀은 물론 멘토·심사 등으로 함께 한 현업 CEO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이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물론이다. 예비 인재들의 도전이 핵심이지만 고인물처럼 정체될 수 있는 기성 기업인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트렌드를 익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이에 후원기업들은 물론 중기부 일각에 있는 모든 분들께도 호평을 받았다.
-예비인재와 현업기업인 간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여벤성지'는 여성 인재는 물론 기업 전반에 상당한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맞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국내 성장동력 유지를 위해서 육아와 출산은 장려돼야 할 부분이지만 그로 인한 경력단절 등 우려도 크다. '여벤성지'는 예비 창업인재와 기업인의 만남이자 여성벤처문화 활성화의 기초라 할 수 있다. 경력보유여성, 여성 시니어 창업까지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소통과 시너지의 의의를 제대로 보여주고, 그에 주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여성벤처 CEO 대표 인물 중 하나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여성벤처문화의 시사점은.
▲저는 부친에 이어 17년째 신흥정보통신을 이끌며 개인·기업고객을 향한 통신 인프라 구축과 함께 기업조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정보통신 분야는 여느 기업군 가운데서도 남성 기술인력 중심으로 움직여왔기에 소수의 여성 오너로서는 어려운 점도 상당히 있었다. 하지만 여느 분야 이상으로 가능성이 큰 곳도 정보통신 계통이다. 개발 현장 인력과 함께 하던 선친만큼은 아니지만 400여 임직원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하나의 틀을 만들어왔던 저로서는 그 가능성 자체를 체감한다.
이러한 소통의 힘은 제가 수석부회장으로 있는 여성벤처협회를 통한 업군 안팎 소통부터 여성벤처문화 전반까지도 적용된다. 창업을 준비하는 여대생부터 경력보유 여성, 시니어 여성 등 단계별 여성인재들과 현업 여성 CEO들의 소통 선순환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현직 CEO로서 창업을 희망하는 인재들에게 조언할 점이 있다면.
▲초연결·초지능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직접 체감해 알고 있는 현세대들은 더 많은 창업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핵심은 '자신만의 독특함'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독특함은 중요한 것이지만 글로벌 단위로 제조·서비스가 움직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즈니스와 데이터 등 핵심요소들이 주목받는 현시점에서 대중을 사로잡을 만한 '나만의 특별함'은 핵심이 될 것이다. 또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공감'과 이들에게 다가가는 열정이 더해지면 그 시너지는 어마어마하다.
-앞으로의 포부와 각오.
▲현직 CEO로서의 기업역량 강화는 물론 여성벤처 CEO 리더 중 하나로서의 몫을 다할 것이다. 김주현 홍보위원장(에이블업 대표)와 함께 '여벤성지'를 기획하고 주최하면서 벤처 창업 문화와 그 속에서 여성인재들의 몫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갖게 된 만큼 그들과 소통을 거듭하는 데도 힘을 쏟고자 한다. 앞서 말했듯 단계별 인재들의 소통과 성장을 이끄는 선배 여성벤처 CEO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