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제약바이오 분야 해외 바이오테크놀로지(BT) 기업을 인수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GT CDMO) 시장에 진출한다고 8일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이하 바타비아) 지분 약 76%를 2677억원에 인수를 의결했다.
기존 바타비아 대주주는 2대 주주이자 회사 경영진으로 남아 사업운영을 계속할 예정이다. 양 사는 연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차세대 바이오 CDMO란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원료의약품,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오는 2030년에는 세계시장 규모가 140억~160억달러(약 16조5000억~18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전자 치료제 CDMO시장은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로 진입 장벽이 높지만 산업발전 초기 단계라 기술력으로 시장 선도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CJ가 지분을 인수한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 백신의 연구개발(R&D)과 생산을 맡았던 경영진이 2010년 설립한 회사다. 바이러스 백신 및 벡터(유전자 등을 체내 또는 세포 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의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독자 역량을 가지고 있어 주목받아왔다.
CJ측은 바타비아의 기술 및 공정 개발 최적화 플랫폼을 활용하면 상업화 단계에서 기존 기술 대비 생산 비용을 50% 이상 절감하고 개발 기간을 6개월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포·유전자 신약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지만, 이를 위한 제형·제조 공정 기술 및 생산 인프라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면서 “바타비아는 바이러스 백신·벡터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기술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사들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바타비아 인수로 글로벌 CGT CDMO 시장에 진입하며 레드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지난 7월 CJ제일제당은 생명과학정보기업 '천랩'을 인수하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한 바 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