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도 과학기술 혁신, 지역과학기술 선순환 생태계 조성 등이 계속 강조되는 가운데, '강소연구개발특구'가 새로운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2019년부터 규모는 작지만 집약도가 높은 강소연구개발특구 제도를 시행, 지역 밀착 성장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소특구는 지방자치단체 및 기술핵심기관을 주축으로 혁신 성장을 도모한다. 우수 혁신역량을 갖춘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공공연구기관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에 추가 연구개발(R&D) 및 창업을 지원하고 창업 기업을 성장시키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각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특화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형태로 사업을 구성했다.
기존 대형특구 사업에서 검증된 '전주기 기술사업화 지원 플랫폼 프로그램'을 지역 특성에 맞춰 적용하고 있다. 현재 김해, 진주, 창원, 포항, 안산, 청주, 울산, 천안·아산, 홍릉, 구미, 군산, 나주 등 12개 강소특구가 각 지역 상황에 부합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홍릉 강소특구는 15개 대형 제약사의 수요 기술을 조사하고 특구 내 고려대, 경희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보유한 기술을 찾아 매칭했다.
전국 12개 강소특구는 보유한 연구 및 사업화 역량을 지속 강화하고 이를 특구 내외에서 효과적으로 융합해 혁신 성공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지역 간 연계 발전 방안도 마련해 추진한다. 바이오 분야를 특화 분야로 설정한 홍릉과 청주, 김해 특구 등이 상호 강점을 융합하고자 논의 중이다. 전지 분야에 특화된 울주 특구와 전기차로 특화를 추진 중인 군산, 천안·아산 특구도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 보스턴의 성공을 분석해 우리 강소특구가 나아갈 방향을 그려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종성 보스턴대 교수는 보스턴 클러스터 성공의 세 가지 요소로 매사추세츠 주정부의 전폭적 지원, 하버드 메디컬스쿨 중심 연구, 메사추세츠공대(MIT)의 바이오산업 참여를 꼽았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로버트 랭거 MIT 교수로 대표되는 풍부한 연구역량, '랩센트럴'로 대표되는 충분한 창업 및 실험 공간, 세계적 제약기업의 집적 등 요소도 한몫했다. 이런 기반 위에서 이뤄진 오픈 이노베이션이 성장의 핵심동력이었다는 설명이다.
대형 제약기업들은 R&D를 직접 수행하기보다는 바이오벤처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거나, 인수 합병하는 방식을 택해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새로운 신약 물질 또는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강병삼 특구재단 이사장은 “이제 첫 걸음마를 뗀 강소특구 제도가 뿌리내리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스턴 사례와 같이 중앙과 지방 정부의 전폭적 지원, 연구 및 사업화 역량 강화, 기술 및 산업 융합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제대로 작동해야 할 것”이라며 “특구재단은 이를 이뤄 내기 위해 여러 주체들과 함께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