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SK에너지·SK렌터카·SK브로드밴드·ADT캡스 등 SK그룹 다섯 개 계열사가 전기차 충전 사업에 나선다.
보통 충전사업을 한 개 계열사에 맡기는 현대차·LG·롯데 등 다른 그룹사 상황과는 크게 상반된다. SK그룹은 그룹 내부 경쟁뿐 아니라 시장 경쟁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큰 최소 한 개 업체에 그룹의 충전 사업을 몰아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SK에너지와 SK E&S, SK브로드밴드에 이어 SK렌터카, ADT캡스까지 전기차 충전사업에 나선다. 전기차 고객 접근성이 뛰어난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형태다. 각각 계열사는 자사 서비스인프라를 기반으로 동시에 공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선다. 주유소뿐 아니라, 유료방송, 렌터카, 보안·시설관리, 주차장 등 고객 거점을 최대한 활용한다.
충전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건 SK에너지다. 회사는 이미 주유소 거점 충전인프라 사업 추진, 현재 10여개 주유소에 100여기 초급속 등 충전기를 서비스 중이다. 2023년까지 전국 190개 주유소에 충전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SK렌터카는 최근 총 400억원을 투입해 제주에 국내 최대 규모인 7200㎾급 규모 충전소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렌터카 사용자가 많은 전국 관광지에 충전소가 포함된 복합문화공간을 추가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도 최근 100% 자회사인 홈앤서비스를 통해 서울시 충전기 설치·운영 보조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유료방송 고객의 아파트 등과 연계한 전기차 충전사업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SK E&S는 신재생에너지 등 기존 에너지 사업과 연계한 충전사업을 추진한다. 각종 발전소의 전기에너지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했다가 충전사업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텔레콤 자회사인 보안 업체 ADT캡스는 또 다른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주차 등 모빌리티 서비스와 연계한 충전사업을 추진한다.
SK그룹은 국내 유력 충전기 제조사인 시그넷이브이도 인수했다. 충전사업은 당장 다섯 개 계열사가 주도하지만 충전기는 하나의 계열사를 통해 공급하게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사업은 인수 등 투자가 동반되다보니 그룹 내 대부분 공유되고 있는데, 이미 복수 계열사가 충전사업에 진출했거나 사업 추진 중”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룹 차원의 교통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