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류세 인하 검토 공식화…세율 인하 방식 유력

홍남기 부총리, 기재위 국감서 답변…"에너지 가격 급등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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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가 20일 오전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한다. 이르면 다음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높은 유가에 대한 대책을 묻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측면에서 유류세 인하를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국제유가가 2018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데, 높은 유가가 금방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휘발유 가격이 상당히 올라가고 있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있는 만큼 비축물량 확보, 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유가 대책을 짚어보고 있다”며 “다음주 중 검토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서 의원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한 바 없다고 최근 발표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확정되기 전에 내용이 나가면 혼란이 있을 수 있어 내부적으로만 검토한 것”이라고 답했다.

홍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가 다음주 중 유류세 인하 조치를 발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후 84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배럴당 84달러는 2018년 10월 기록한 84.44달러 이후 최고치이다. 특히 원화 약세와 맞물리면서 체감 유가 상승폭은 더 확대된 상황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유가도 오름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공시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휘발유 가격은 전일 대비 4.05원 오른 리터당 1736.50원을 기록 중이다. 서울평균도 1813.83원으로 전일 대비 5.21원 상승했다. 일부 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이 26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경유 가격도 전국평균 1534.60원, 서울평균은 1611.46원을 기록했다.

유류세가 인하된다면 2018년과 같은 세율 인하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8년 유류세율을 7.15% 인하한 바 있다. 유류세율 인하는 시행령으로 조정할 수 있어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환급금 및 지원금보다 적절한 시점에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홍 부총리는 “리터당 일정 비율을 인하하는 방식이 유류를 많이 사용한 사람에게 혜택이 더 가기 때문에 그 방식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 거래와 양도에 모두 세금을 매기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외국인의 주식 양도나 시장 왜곡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소득세와 거래세를 같이 부과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금융투자소득세가 시행되면 양도세와 거래세가 이중으로 과세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양도세를 실시하면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세를 같이 부과하는 사례가 다른 나라에도 많다”며 “금투세를 도입하면 거래세는 낮추는 것으로 예고했기 때문에 결정된 방향으로 가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5000만원이 넘는 주식 양도소득에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율로 세금을 매기고, 증권거래세는 0.15%로 2020년 대비 0.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또한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서도 "내년부터 가상자산으로 인한 소득을 과세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기재부는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하고 가상자산 과세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로부터는 고객 동의를 얻어 취득원가 정보를 타 거래소에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며, 국세청은 4대 거래소를 대상으로 10월 말 2차 컨설팅을 할 예정이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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