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 규모 초대형 풍력 터빈용 베어링 국산 기술 개발 과제를 시작한다. 이제 막 상용화되기 시작한 12㎿급 초대형 풍력 터빈 부품 시장 진입을 위해 국내 업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과제가 완료되면 초대형 터빈이 필요한 세계 해상풍력 시장에서 우리나라 부품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17일 정부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2㎿급 이상 풍력터빈용 피치·요 베어링 수요대응 국산화 개발' 연구개발(R&D) 과제를 하반기에 시작한다. 올해 예산으로는 6억원을 배정했고, 향후 3년간 총 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과제는 풍력 터빈을 지지하는 '피치 베어링(pitch bearing)'과 '요 베어링(yaw bearing)' 국산 기술 개발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피치 베어링은 풍력 터빈 '블레이드(날개)'와 '로터(회전익)'를 연결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요 베어링은 풍력 터빈의 바람을 제어하는 요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품이다. 풍력 터빈 회전성능을 위해 필수적인 부품이지만 12㎿급 초대형 풍력 터빈에 쓰이는 베어링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2㎿급 풍력 터빈이 장착된 풍력발전기는 남산타워와 비슷한 높이인 260m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아직 초대형 풍력 터빈을 활용하는 발전단지가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체도 개발 유인을 찾기 어려운 구조다.
에기평 관계자는 “국내에서 활용되는 베어링은 메인 베어링 외에는 국산 부품이 활용되고 있다”면서 “해외 업체에 활용하는 크기에 맞는 베어링을 개발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과제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풍력 터빈에 쓰이는 베어링 부품이 국산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라정밀, 씨에스베어링 같은 기술력을 갖춘 베어링 제조 업체들이 과제에 참여할만한 업체로 거론된다.
과제는 세계 초대형 풍력 터빈 시장에 국내 업체가 진입하는 것을 염두에 뒀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구축될 해상풍력 발전단지 국산 부품 비율을 높이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에기평 관계자는 “향후 국내 (풍력 터빈 제조업체도) 터빈을 대형화해야 한다”면서 “기본적으로는 수출용 대형 베어링 부품을 지원하지만 향후에는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